관광기금 4154억 1년 유예
호텔·여행사 등 경영난 여전
중국 FIT 확대, 직항도 부족
일본·동남아 등 다변화 필요

도내 관광사업체의 경영안정을 위해 제주도가 제주관광진흥기금 융자를 최대 1년간 상환 유예한다고 발표하면서 관광업계가 한숨을 돌릴 틈을 얻게 됐다. 

관광사업체들은 올 한 해 경영 정상화를 통해 내년 원금 상환에 나설 계획이지만 외국인 단체 관광을 주로 맡아온 업체들은 관광시장이 급변하면서 경영난이 해소될지 불투명한 실정이다.

제주도는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급증한 부채와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관광사업체의 경영안정을 위해 올 상반기 저금리 융자지원과 1년 상환유예를 실시한다고 27일 밝혔다.

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부채 증가와 매출 부진 등 도내 관광업체의 경영위기 상황을 감안해 올해 2012곳·4154억원 규모로 상환 유예를 결정했다. 도내 관광업계가 지난해부터 꾸준히 상환유예를 요청해온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으로 3년 거치기간이 만료돼 자금 압박에 시달려온 도내 관광사업체들은 1년간 여유를 두고 경영을 정상화할 시간을 벌게 돼 반색하고 있다.

다만 업종별로 내년 상환을 벌써부터 걱정하는 업체들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회복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단체관광 전문 업계는 어려움이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 관광객은 1266만명으로 전년 1380만명대비 8.3% 감소했고, 외국인 관광객이 그나마 8만6400명에서 70만9300명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내국인 관광객 가운데 89%에 달하는 1127만명이 개별관광객으로 집계된데 이어 단체 관광이 많았던 외국인관광객도 상당수 개별여행으로 전환되면서 시내권 3·4성급호텔과 외국인 단체 전문 여행사, 사후면세점 등의 업종은 여전히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체 관광의 중심이었던 중국인 관광객도 개별여행으로 전환되고 있어 지난해 1만명을 밑돈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5만여명에 불과했던 일본을 공략하기 위한 직항노선 확대도 주문되고 있다.

도관광협회 관계자는 "중국은 상하이를 중심으로 15개 노선이 회복됐지만 코로나19 이전 25개 노선에 비해 여전히 부족하고 일본은 나리타(도쿄) 노선 직항이 시급하다"며 "외국인 관광 업종은 더이상 중국 단체 관광에 의지하기 어렵게 돼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이 절실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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