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도동에는 중광의 생가와 그를 기리는 중광(重光)길이 있다

알작지가 있는 내도동에는 중광스님의 생가를 중심으로 중광길이 조성되어 있어서 오가는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 

중광스님이 제주 사람, 내도동 출신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많다. 중광은 1934년 내도동에서 고창율로 태어났다. 이른 나이에 통도사로 출가했으나 불교 계율에 얽매이지 않은 온갖 기행과 자유스러운 행동으로 일찍이 승적을 박탈당했다. 중광의 예술 활동은 유화, 묵화, 도자, 판화뿐만 아니라 문학까지 다양했다고 한다. 정식으로 미술교육을 받은 적은 없으나 기존 형식과 틀에 구애받지 않은 작품활동으로 제도화된 화단에 숫한 얘깃거리를 남겼다. 외국에서는 그를 한국의 피카소라고 부른다고 한다. 미국, 영국, 일본에서 여러 차례 초대전이 있었고, TV 프로그램으로도 제작, 방영되었다. 대영 박물관, 록펠러재단에도 작품이 소장될 정도라고 한다. 

중광길은 23년 외도동 주민 참여예산 사업으로 만들었다. 생가 앞 골목길에 벽화를 만들고 조형물을 세우는 일이었다. 중광길은 일주서로변 내도동 서마을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바로 보인다. 중광길이라는 조형물에서 좌우 50m씩, 총 100m 구간 좁은 골목길이 중광길이다. 중광길 서쪽에는 한국의 피카소 중광이라는 조형물이 있는데 이곳이 중광스님의 생가다. 현재는 중광스님의 동생이 거주하고 있다. 골목길을 따라가다 보면 나는 걸레라는 중광의 시와 여러 가지 작은 조형물들이 돌담에 걸려있다. 나는 걸레라는 자작시는 중광스님이 걸레라고 불리기 시작한 단초가 된 시로 유명하다. 중광길이라는 명칭에 비하여 별다른 시설이나 기념물이 없어서 다소 썰렁하기는 하다. 생가도 잘 정비되어 있지는 않다. 향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생전 그의 기행에 가려 제대로 평가를 못 받던 그의 예술작품들은 사후에 다시 재평가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제주도에서도 저지 문화지구에 중광의 이름을 딴 공공미술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가나아트센터로부터 432점의 중광 미술품을 기증받았다. 중광 미술관 건립추진위원회도 구성이 되었다. 2025년에 개관 예정이라고 하는데 일부 행정적인 절차 때문에 지연이 되고 있다.

내도동은 몽돌해변인 알작지가 있고, 인근에는 도심 속 하천인 월대천(옛 도근천)이 있다. 중광길은 알작지와 월대천 사이에 있다. 이 자연 속에 중광의 형식과 틀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스러운 삶이 보인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