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백두산에서 남북 공동 성화 채화

백두와 한라의 빛을 모아 10월말 제주도에서 열리는 남북한 한마당 축제의 평화 열기를 밝힐 성화가 백두산에서 채화됐다.
남·북측의 민족통일평화체육문화축전(민족평화축전) 조직위원회는 29일 오전 11시 백두산 장군봉에서 공동으로 평화의 섬 제주에서 열리는 민족평화축전 성화 채화식을 가졌다.

이날 성화는 백두산 선녀로 등장한 조선민족음악무용연구소 소속 남수향(29·여)·최미란씨(26·여)에 의해 최초 채화돼 백두산 첫 성화주자인 박일남 북측 체육지도위원에게 전해진 뒤 다시 축전 남측 공동대표인 김원웅 개혁국민정당 대표와 이연택 대한체육회장, 북측 주진구 민족화해협의회 부회장에게 전달됐다.

남북이 공동으로 백두산에서 채화식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날 행사에는 남측에서 조직위 관계자와 취재진 등 30여명이, 북측에서도 취재진과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채화된 성화의 불씨는 안전램프에 보관된 뒤 축전 개막 이전에 북측으로부터 넘겨받은 뒤 축전 전야제가 열리는 제주도에서 다음달 23일 한라산에서 채화된 성화와 합화된다.

이날 채화된 백두산 성화는 금강산을 거쳐 남측으로 전달되는 것으로 예정돼 있지만 판문점을 통한 육로 이동도 거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화 채화식에 끝난 뒤 주진구 부회장은 “백두산에서 채화한 성화를 지펴 올리는 것은 6·15 공동선언에 담긴 평화통일의 활로를 열어나가려는 모습을 내외에 보여주는 계기”라며 “백두산 성화가 7000만 온 겨레의 열렬한 환호 속에 대회기간 제주도의 밤하늘을 수놓으며 대결과 분열을 불사르는 역사의 횃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원웅 위원장은 “우리 민족의 만남을 위해 백두산에서 상서로운 생명의 불씨를 당긴다”며 “이날 채화된 성화가 백두에서 한라까지 반도의 구석구석 분단 반세기가 남긴 상처를 어루만지며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측 체육 유관행사에 북측에서 성화가 채화된 것은 2000년 제81회 전국체전(금강산 채화),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백두산 채화) 등이 있었다.

<평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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