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제주서 첫 합동연설회로 본 경선 돌입
후보별 제각각 제주공약, 이 후보 공격 한목소리

대통합민주신당의 첫 합동연설회인 ‘미래비전 릴레이’가 9일 오후 2시 제주시민회관에서 열린 가운데 5명의 후보들은 제주특별자치도 완성에서부터 제2공항 건설, 평화의 섬, 1차산업 육성 등 제각각 제주비전을 쏟아내며 제주 민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5명의 후보들은 한결같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 자질을 문제 삼으며 맹공격을 퍼붓는가 하면 정·동, 친노 주자간 팽팽한 신경전도 이어졌다.
이날 연설회장에는 각 후보 지지자 등 1000여명이 참석, 치열한 응원전을 벌이는 등 뜨거운 경선 열기를 반영했다.

△ ‘장밋빛’제주공약 쏟아져
첫 번째 유세에 나선 유시민(기호1번) 후보는 수많은 공약보다는 특별자치도로의 전폭적인 권한이양 약속이 제주도민에게 절실한 공약임을 피력했다.

유 후보는 “그간 중앙정부는 제주에게 특별한 것을 주겠다고 했으나 제대로 지켜진 적이 없다”며 “제주공약은 도민이 원하는 권한을 제주로 이양하는 것이며, 이를 직접 챙기기 위해 대통령 직속 제주발전특별위원회, 청화대 전담비서관을 둘 것”이라고 약속했다.

손학규 후보(기호3번)는 제주를 잘 사는 ‘일자리 파라다이스’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손 후보는 “국제자유도시·특별자치도 완성을 위해 학교·병원·금융기관·관광산업을 유치하고 법인세 인하로 기업을 유치하겠다”며 “전지역 면세화를 통한 관광천국, 항공자유화를 통한 항공좌석난 해결, 영어전용타운 완성, 오렌지 수입관세를 기금으로 하는 감귤경쟁력강화기금조성 등을 조성, 제주파라다이스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한명숙 후보(기호2번)는 ‘명품제주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 후보는 “제주 청정 농수축산물을 싼값에 육지로 보내기 위한 농수산물 유통공사를 제주에 설립하고, 부가세 면세 혜택을 통해 제주청정농축수산물을 세계명품 브랜드로 만들겠다”며 “항공료를 반으로 줄여 임기 내 1000만 관광시대를 만들고 정석비행장을 활용, 당장 제2공항을 건설하는 한편 영어전용타운을 국책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이해찬 후보(기호 5번)는 제주를 아시아 최고 휴양도시인 ‘동북아 진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FTA피해농가 85% 소득보전을 비롯, 인재유입을 위한 로스쿨 유치, 제2공항 건설·종합병원 유치·크루즈용 항구확대 등을 약속한다”며 “특히 한반도·동북아 평화체제에 대비해 군비축소를 위한 동북아 안보협력기구 사무국을 제주로 유치해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정동영 후보(기호 4번)는 4·3정신을 민족 평화의 가치로 승화하기 위한 정상회담 제주추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 후보는 “3차 남북정상회담, 6자 회담을 제주에서 열고, 평화협정을 제주에서 체결하는 것만이 4·3영령을 위로하고 평화의 섬으로 만드는 길”이라며 “경제를 부흥시키고 서민·비정규직노동자·농민·소외계층들이 교육·노후·실업걱정하지 않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평화 대통령이 될 것임을 역설했다. 

△거침없이 이명박 후보 맹공격
5명의 후보들은 제주공약과 함께리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 자질을 문제삼는 발언도 거침없이 이어나갔다.

유 후보는 “한국의 비전은 대양으로 뻗어나가는 선진통상국가이며, 이때 제주는 변방이 아닌 한국의 중심이 된다”며 “그러나 이명박 후보는 백두대간을 자르는 국토분단·국민분열정책인 대운하 공약을 내걸었다. 또다시 제주를 변방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 후보를 비난했다.

손학규 후보 역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자질을 문제삼으며 맹공세를 이어 나갔다. 손 후보는 “이 후보가 서울시장시절 11만개 일자리 만들 때 경기지사였던 나는 전국 77%일자리를 창출했다”며 경제대통령 적임자가 자신임을 강조한데 이어 “친북좌파 발언이나 하는 이 후보에게 한국을 맡겨 다시 냉전체제로 돌아갈수는 없다”며 통합 리더십을 강조했다.

한명숙 후보는 이 후보의 대통령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한 후보는 “이 후보는 언제 어디서 비리가 터져 나올지 모른다. 장애아 낙태발언, 광주사태 발언 등 천박하고 경박해서 국제사회 내놓기 창피하다”며 “5%만 잘사는 귀족경제, 대운하로 국토 파헤치는 시멘트 경제로 가서는 안되며 서민·중산층이 잘사는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며 강하게 이 후보를 공격했다.

이해찬 후보 역시 “친북좌파를 운운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한반도 평화체제·비핵화는 모두 날아간다”며 “‘이(李)’에는 ‘이(李)’로 이겨야 한다”며 자신만이 이 후보와 겨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후보도 “평화협정 체결을 앞둔 빅뱅의 시대에 친북좌파 운운하는 이명박 후보는 하늘이 낸 후보가 아닌 것 같다”며 “이 후보가 꿈꾸는 한국이 아닌 소외계층이 잘 사는 한국으로 인도하겠다”며 이 후보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처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맹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손·정 후보에 대한 친노주자들의 견제도 이어졌다.

유 후보는 자신은 어떤 경우도 은혜를 배신하지 않았음을 강조한 후 “제주도민은 삼다·삼무에 이어 또 다른 3가지, 고자질·아부·변절을 싫어한다”며 “특히 합동연설회가 시작됐음에도 경선규칙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며 경선규칙에 관한 일체 논의를 당 지도부·경선위원회에 위임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한 후보 역시 “정권말기 지지도가 떨어졌다고 해서 김 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을 배신한 적이 없다”며 “특히 제주는 철새 정치인·기회주의자에게 승리를 안겨준 적이 없다. 난파 위기에서 먼저 내린 함장을 이명박과 싸울 수는 없다”고 손 후보를 겨냥한 공격도 잇따랐다.

△뜨거운 장외열기
이날 합동연설회장은 각 후보들의 신경전만큼이나 지지세력의 열기도 뜨거웠다.

합동연설회가 열린 제주시민회관에서는 연설회 전부터 지지자들이 풍선막대·플랜카드 등을 들고 각 후보과 구호를 연호하며 기 싸움을 펼쳤다.

특히 각 후보당 150여명씩 모두 8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이날 연설회에서 지지자들은 어깨띠와 머리띠를 두르고 후보자의 이름을 연신 연호했고 단체복을 맞춰 입는 것을 비롯, 사또복장을 입고 가면을 쓰는 등 특이한 복장을 한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다.

때때로 지지하지 않는 후보가 연설할 때 몇몇 지지자들이 소리치며 연설을 방해하자 지지자들끼리 서로 고성이 오가는 등 신경전을 보였으나 몸싸움 등 별다른 사고는 벌어지지 않았다.
취재열기 또한 뜨거웠다.

제주 지역 기자들을 비롯 중앙 신문, 방송 기자단 40여명이 취재를 하기 위해 모였고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취재경쟁도 연설회 못지 않게 뜨거워 현장의 열기를 더했다.

연설회 시작 2시간 전부터 와서 기다렸다는 김모씨(30·제주시)는 “후보들의 정책비전을 듣기에는 15분이 너무 짧았다”며 아쉬워했다.  <박미라·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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