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연안 해역 상당수가 갯녹음 현상으로 '바다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관리공단이 2013년부터 잠수조사와 추분광 항공 영상촬영 기법 등을 동원해 도내 갯녹음 실태조사 결과 조사대상 면적 8234중 37%에 이르는 3495㏊에서 갯녹음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됐다. 이 가운데 심각한 면적도 540㏊(5.7%)에 이르렀다.

갯녹음 현상은 연안 암반 지역에서 해조류가 사라지고 석회조류가 달라붙어 암반지역이 흰색으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연안생태계의 기초 생산자인 감태, 미역, 우뭇가사리, 모자반류 등의 해조류가 사라짐에 따라 이들을 먹이로 하는 소라와 전복 등의 생물 개체수 감소와 성장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어류의 산란·서식장이 감소해 어족자원 전체의 감소로 이어져 어업인들의 소득도 줄어들고 있다.

갯녹음 현상은 지구온난화에 의한 해수온도 상승과 이산화탄소에 의한 해수의 산성화 등 인위적으로 제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오염물질 유입 및 연안어장의 무분별한 개발 등 연안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는 일부 통제가 가능하다. 또한 해중림 조성사업이 갯녹음 현상이 발생한 지역의 생태계를 복원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바다 속 생태계의 중요성과 황폐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바다숲 조성을 위해 2013년 바다식목일을 제정했다. 제주도는 갯녹음 현상 완화를 위해 해중림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도 전역 연안에서 발생하는 갯녹음 현상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범정부 차원에서 바다에 숲을 만들고 해중림을 조성하는데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 등으로 바다사막화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제주도도 시시각각 변화하는 바다환경을 고려한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에 발을 벗고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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