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 포커스 / 초등학교 과밀화 학생 '교육권' 위협

2021년 아라·이도초에만 3200명 몰려…적정학교 4개교 규모 달해
운동장 이용 면적 등 도내 최악…"학생 기본적 권리도 우선순위 밀려"

아라초와 이도초의 교육환경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도교육청이 학교 신설을 교육권 보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인근 학교의 수용여력마저 부족한 실정에서 적정 학교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학교 신설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단계라는 지적이다.

△교육환경 갈수록 악화

도교육청의 초등학교 적정기준은 800명, 과대학교 기준은 제주시 1485명·서귀포시 1200명이다. 

2021년이 되면 아라초(1748명)와 이도초(1429명)는 모두 과대학교가 되거나, 근접하게 된다.
문제는 학교의 교육시설 확충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학생수만 늘다보니 시설측면에서의 교육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공남 교육의원의 지난해 4월 기준 학생 1인당 교육시설 면적 현황에 따르면 아라초·이도초 학생 1명이 이용 가능한 교실·도서관·운동장·체육관 면적의 합은 각각 8.0㎡, 7.6㎡로 백록초(6.4㎡), 외도초(7.2㎡), 한라초(7.0㎡)와 함께 최저 수준이다.

한라초·백록초 등의 경우 학생수가 감소세인 반면 아라초는 2021년 1인당 5.8㎡, 이도초의 경우 5.6㎡로 도내 학교중 가장 열악한 환경에 처하게 된다.

특히 추가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한 운동장은 현재 4.4㎡(아라초)·3.7㎡(이도초)에서 2021년 각각 3.2㎡·2.7㎡로 떨어진다.

이처럼 좁은 교육시설에 많은 학생이 수용되면서 각종 교육에 파행이 우려되고 있다.

△주변학교도 포화 신설 불가피

아라초와 이도초의 과밀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단기적인 대책과 중장기적 대책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단기적인 대책으로는 아라초·이도초의 통학구역 가운데 일부를 인근 남광·영평·오라·동광초 등으로 분산하기 위한 통학구역 조정하는 방안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통학거리 증가 등에 따른 학부모들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통학버스 운행 등의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또 제주시 원도심 지역 학교 활성화도 필요하다. 원도심 지역 학교 활성화는 학생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당지역 학교의 문제와 아라초?이도초의 과밀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의회가 최근 원도심 학교를 지원하기 위한 조례 제정을 추진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함께 학교 신설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제주도의 '2025년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기본계획'에서도 2025년 도내 만 5~9세 인구는 3만301명으로 2015년 대비 감소폭이 1000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통학구역 조정만으로는 과밀화 문제를 완전하게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아라·이도초와 통학구역 경계를 접하고 있는 오라초는 올해 397명에서 2021년 680명으로 증가하고, 남광초도 올해 1283명에서 2021년 1366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과밀화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대안으로 학생 증가폭이 큰 아라·이도·오라초 3개교의 통학구역내 학교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터뷰] 부공남 제주도의회 교육의원

부공남 교육의원은 "제주서중의 경우 2010년부터 현재까지 500명 가량 감소했지만 교육시설이 남아돈다는 이야기는 없다"며 "아라·이도·오라초 3개교 증가분만 해도 1000명 이상이고, 학생수가 다소 감소하더라도 과밀상태에서 적정수준으로 회복된다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학교수영장 신축과 여중 신설 등이 추진되고 있는데, 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시설마저 부족한 아라·이도초 문제 해결을 최우선 순위에 뒀어야 한다"며 "앞으로의 교육시설 정책은 학생들이 공간적으로 여유를 갖고 질서와 안전을 배울 수 있도록 운동장과 체육관·교실·급식실 등을 적극적으로 확보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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