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호]지속가능 물관리, 대수층에 달렸다

집중호우 늘면서 지표유출 심화
함양량 감소 우려, 변동폭도 커
대체수자원 만으로 극복 한계
인공함양, 투수면적 증가 해법

제주의 지하수는 강수량에서 증발산과 지표 유출을 제외하고 지하로 흡수되는 함양량에 따라 부존량이 결정되지만 용수 수요 증가와 기후변화 등의 요인으로 향후 물부족이 예상되고 있다. 한정된 강수량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제주도가 대체수자원 활용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지만 갈수록 부족해지는 함양량을 늘리는 방안도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

△2030년 하루 용수 33만t 부족
2023~2032년 제주특별자치도 통합물관리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제주도의 물수지는 연간 수문총량(강수량) 40억4600만㎥ 가운데 하천 등 지표로 직접유출되는 수량은 24.2%(9억8000만㎥)이고, 32.3%(13억800만㎥)는 증산과 발산을 통해 대기중으로 사라진다. 즉 강수량 가운데 지표유출량과 증발산량을 제외한 43.4%(17억5800만㎥) 만이 지하수로 함양된다.

특히 댐과 보, 저수지 등을 통해 지표유출을 용수로 활용하는 육지와 달리 제주는 대부분 강우시 하천을 통해 그대로 바다로 흘러나가기 때문에 수자원에서 용천수(13.9%)를 포함한 지하수 의존도가 96.1%에 달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2030년 하루 최대 용수 수요량 134만㎥에 비해 확보 수량은 100만㎥로 하루 33만8000㎥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족한 용수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통합물관리 기본계획안에서는 빗물이용시설이나 하수처리수 재이용, 중수도, 해수담수화 등 대체수자원 이용량 비중을 현재 3.6%에서 향후 20%까지 높이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지표유출 증가 함양량 감소 우려
대체수자원 확대는 지하수 의존도를 낮춰 지하수위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향후 기후변화를 감안하면 대수층내 함양량 증가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지속가능한 물순환을 담보할 수 있다.

제주연구원은 2022년 3월 '기후위기 시대 지속가능한 지하수자원을 위한 물 관리체계 개선 방향' 연구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로 인해 지표유출량이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지하수 함양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제주지역 강수량을 보면 지난 58년간 10년당 49.46㎜ 증가했지만 강수일수는 10년당 1.37일 줄어드는 등 폭우성 강수형태로 변화함에 따라 하천을 따라 유출되는 수량이 많아지는 것이다.

또 강수량의 지역별 편차가 심해지고, 연평균 변동폭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함양량의 변동폭도 커질 전망이다. 

2018년 수립된 '2018~2022 제주도 수자원관리종합계획(보완)'에 의하면 지하수 함양량은 2016년 연간 24억6900만㎥에서 2017년 8억4400만㎥ 등 평균대비 최저 52.6%에서 최대 153.9%까지 들쑥날쑥 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도 함양량 제고가 필요한 이유로 꼽힌다.
국립해양조사원의 평균 해수면 자료를 분석해 해수면 상승을 예측한 연구(이동욱 외, 2011)에 따르면 2040년 제주시 지역은 해수면이 46.2㎝, 서귀포시 지역은 64.8㎝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해수면이 상승할 경우 담-염수 경계면이 내륙쪽으로 이동해 농업용수 등에서 염분 피해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기온 상승으로 인한 증발산량 증가와 집중호우로 인한 지표유출량 증가가 겹쳐 함양률이 현재보다 10~12%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신에스더 외, 2016)도 나오고 있다.

△인공함양 사업화, LID 도입 필요
결국 기후변화에 대응해 지하수위를 안정시키고 해수침투를 막기 위해서는 지하수가 흐르는 대수층에 평상시부터 지하수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방안들이 필요하다.

함양량을 증가시키는 방법으로는 인공함양과 지표의 투수면적 증가가 꼽힌다.

인공함양은 홍수방지를 위해 설치된 도내 저류지 기능을 개선해 함양저류조로 활용하는 방안을 비롯해 고지대에 저수지·하천수 등 빗물, 하수처리장 재처리수, 용천수 등을 인공함양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제주도의 통합물관리 기본계획안에서는 서부지역 인공함양을 통한 해수침투 방지 사업화 모델이 제시됐다.

함양 실증시험 시설 설치 후 빗물·용천수와 서부하수처리장과 대정하수처리장의 재이용수 등 여러 수원을 동원해 해수침투 방지 효과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또한 저영향개발(LID, Low Impact Development)기법을 도입해 빗물을 땅으로 침투시킬 수 있도록 불투수면의 대지를 투수면으로 바꾸는 방법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저영향개발은 도시내 불투수면을 투수성 블록·포장, 식생수로, 빗물정원 등을 활용해 투수성이 좋은 면적을 확대해나가는 방식으로, 미국에서 시작돼 국내 지방자치단체들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갈수록 증가하는 농업용 시설하우스도 투수성을 저해하는 만큼 빗물이용시설을 활용한 지하수 절약과 함양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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