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내수부진 등 대내·외 악재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관광산업을 비롯해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제주경제도 내수 부진 영향으로 회복세가 제약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KDI는 9일 2023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은 1.4%, 내년 성장률은 2.2%로 지난 8월 전망치보다 각각 0.1%포인트씩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은 올해보다 상승하지만 이는 올해의 낮은 성장률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기 때문에 경기 회복세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고금리가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는 경기 하방 압력이 여전히 남아 있고, 특히 내수 가운데 건설 부문이 많이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도 8월 전망(2.4%)보다 0.6%포인트 낮아진 1.8%로 예상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상품소비 부진이 지속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내수 증가세가 둔화되는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올해(3.6%)보다 낮은 2.6%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실업률도 올해 2.7%에서 내년 3.0%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지정학적 갈등 고조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을 비롯해 대외 환경 변화로 이같은 전망치보다 성장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우려되는 대외 악재로는 중국의 부동산경기 급락,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확산 등이며, 유가 급등으로 인한 생산비용 상승과 실질소득 감소로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물가 안정을 위해 거시경제 정책은 당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정부 재정지출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현재 3.5%인 기준금리는 5.25~5.5%인 미국이나 4%대 중반인 유로존에 비해 낮지만 우리나라가 주요국가에 비해 물가상승률이 낮아 현재 금리 수준을 크게 변동시킬 필요성은 적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