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회차 월요일 물량 쏠려
무 20㎏당 8000원대 하락
정가·수의매매 무용지물
양배추도 출하 앞두고 걱정

서울 가락시장의 개장일을 주 6일에서 주 5일로 줄이는 시범사업이 지난달과 이달 첫째 토요일에 2차례 실시된 가운데 겨울무·양배추 등 월동채소 출하기와 겹쳐 우려했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앞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가락시장 개장일 탄력적 운영방안'에 따라 가락시장 개장일을 주 6일에서 주 5일로 전환하기 위한 시범실시를 진행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이후 도내 농가들이 크게 반발했지만 별다른 대안 마련 없이 지난 2일 2회차까지 시범사업이 강행됐다.

이에 따라 도내 겨울무와 쪽파 등 생산 농가들은 지난 2일 등 11·12월 첫째 토요일 가락시장 휴장에 따라 출하하지 못하고 월요일에 집중 출하가 불가피한 상황에 내몰렸다.

그나마 노지감귤의 경우 올해 품위 향상과 함께 대체과일 가격 상승 등으로 좋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가락시장 의존도가 높은 작목 가운데 겨울무의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에 따르면 이달 들어 겨울무 가락시장 도매가격은 상품 20㎏ 기준으로 8000원대까지 떨어져 지난해 12월 1만1930원, 평년 12월 1만1551원보다 3000원 가량 가격이 하락한 실정이다.

여기에는 올해산 겨울무 예상생산량이 36만2000t 내외로 전년대비 18.7% 증가한 영향이 있지만 이같은 예상생산량은 평년대비 7.5% 감소한 것이고, 특히 도내 겨울무 농가들은 지난 2일 휴장으로 월요일인 4일 출하가 집중되면서 시세 형성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우려했던 집중출하 문제가 현실화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게다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정가·수의 매매를 통해 휴장일에도 출하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중도매인들이 매입에 나서지 않아 유명무실한 탁상공론에 불과했다는 평가다.

또 오이 등 타 지역 출하자들은 그나마 거래를 하겠다고 나선 중도매인들이 시세의 절반 이하로 불합리한 조건을 제시해 거래를 포기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전농 도연맹 관계자는 "도매상 입장에서 월요일에 물량이 쏟아지는데 토요일에 굳이 거래에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에 월요일인 지난 4일 집중 출하된 겨울무 물량으로 경락 가격이 대폭 하락했다"며 "뚜렷한 대안도 없이 도매상에게만 유리한 주5일제를 강행하면서 월동채소 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본격적인 출하를 앞둔 양배추 농가들도 가락시장 의존도가 높아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내년 3~4월 첫째주 토요일 시범사업 3~4차 시행을 거쳐 내년 11월부터 5~6개월동안 주5일 체제를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전국 농민단체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출하자 의견수렴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사업을 중단할 가능성으로 낮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출하 경로가 제한된 상황에서 제주산 농산물의 유통 경쟁력 약화와 시세 하락 피해를 만회할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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