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명 방문 비수기 효자
올해는 대안없이 미개최
도내 사설 꽃축제 대부분
다양성도 경쟁지역 밀려

제주시가 매년 관광 비수기인 3월 수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해왔던 제주들불축제의 파급효과를 대체할 대안없이 올해 '미개최'를 결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해 내국인 관광객 위축으로 제주관광산업이 큰 어려움을 겪은 상황에서 양질의 문화관광축제 개발은커녕 오히려 축제 정책이 후퇴해 올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계가 우려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국내 대표 여행정보서비스 '대한민국 구석구석'에는 모두 74개의 제주지역 축제가 등록돼 있지만 사설 관광지들이 개최하는 계절별 꽃 중심의 축제가 50개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설 관광지를 제외한 축제는 제주시 12개, 서귀포시 12개 등 24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제주시권 축제는 2월 탐라국입춘굿, 4월 고산리유적 선사축제, 5월 반려동물 문화축제, 8월 우리술 페스티벌, 9월 화북포구문화제, 제주레저힐링축제, 10월 JEMI 페스타, 제주광어대축제, 제주마축제, 탐라문화제, 세계유산축전, 11월 항파두리 역사문화제 등이다. 

한 달에 1개 내외에 불과한데다 가을여행 시즌에 집중돼 비수기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되기 어려운 구조다.

내국인 관광 경쟁지역인 강원도의 경우 1~2월에만 화천 산천어축제를 비롯해 홍천강 꽁꽁축제, 대관령눈꽃축제, 태백산 눈축제, 평창 송어축제, 고니골빛축제, 국토정중앙 달맞이축제, 삼척정월대보름제 등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축제들이 다수 마련돼 비수기 경제파급효과를 높이고 있다. 또 춘천마임축제, 남이섬축제, 강릉단오제, 토속음식, 산나물, 농악, 댄스, 맥주 등 축제 콘텐츠 다양성을 높이는 추세다.

반면 강병삼 시장이 주민들의 개최 요구를 무시한채 들불축제 폐지를 강행해 들불축제 예산 16억원도 행사장 유지를 제외하고 전액삭감했다.

특히 제주시는 들불축제를 도내 대표축제로 육성해왔음에도 '오름 불놓기' 폐지 이유로 아무런 대안을 마련하기 않고 올해 미개최를 결정해 시가 홍보해왔던 막대한 경제효과도 포기했다는 지적이다.

연도별 제주시정 성과에 따르면 들불축제는 2018년 관람객수 39만4000명 및 지역경기부양효과 494억원에 달했고 2019년에는 기상악화로 인한 일정 축소에도 관람객 28만1800명, 소비지출효과 183억원, 생산파급효과 393억원, 고용창출 619명을 기록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내년 새로운 들불축제 콘텐츠를 기획하기 위해 올해 개최하기 어렵게 됐고, 올해 레저힐링축제를 제외한 축제를 개최할 예산도 없어 대체 축제를 마련할 여건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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