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위상회복 최소 4년 '고난' 자초

2024~2025 탈락 '원점' 재도전
예비축제 돼야 2028년 도전 가능
규모 축소, 안정성 등 요건 강화
'글로벌 축제' 지원 기회도 상실
제주시 성급한 개최 포기 후유증

제주시가 제주들불축제 오름 불놓기 폐지를 이유로 올해 미개최를 강행한 결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문화관광축제'에서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다. 게다가 다시 문화관광축제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원점'으로 돌아가 최소 4년여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정부 축제 종합지원 '자격 상실'
13일 제주시에 따르면 문체부가 지난해 12월 '2024~2025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한 25개 축제에 제주들불축제는 올해 미개최로 신청서조차 제출하지 못하고 자동탈락됐다.

이로써 제주는 전국 1200여개 지역축제중 문체부 우수축제에 단 하나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게 됐다.

문화관광축제는 격년으로 선정해 2년간 국비 지원(4000만원)과 홍보·마케팅, 전문상담 등을 종합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의 경우 정부가 62억원을 투입해 국민 대상 축제 방문 독려 행사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방한 축제 관광상품 판촉도 연중 뒷받침한다.

반면 제주시는 강병삼 시장이 오름 불놓기 대체 콘텐츠 논의를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올해 미개최를 강행, 2018년 기준 39만4000명의 방문객과 494억원의 파급효과를 포기했을 뿐만 아니라 정부가 지역축제를 육성하기 위해 연중 지원하는 예산, 홍보, 컨설팅, 판촉, 전문인력 양성, 빅데이터 분석 등 각종 유·무형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게다가 문체부는 올해부터 '글로벌 축제' 지원사업을 신설, 공항- 축제장 연결 교통편과 외국어 안내체계 등을 새롭게 지원할 계획이지만 문화관광축제만 공모 가능해 제주시는 신청 자격을 상실했다.

△우수축제 재선정 최소 4년여 소요
제주들불축제의 문제점은 앞으로 우수축제 재지정 추진 과정에서 더 심각하다. 

제주시는 내년 정상 개최에 이어 문화관광축제 재선정에 도전한다는 방침이지만 강 시장의 독단적인 올해 미개최 결정의 여파로 처음부터 다시 도전해야 하는 처지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들불축제가 문화관광축제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최소 4년여를 기다려야 한다.

문화관광축제 선정 절차를 보면 2025년 말 결정되는 2026~2027 예비축제에 먼저 선정돼야 하고, 이에 성공한다고 해도 다시 2년 뒤인 2027년에야 2028~2029 문화관광축제 신청 자격이 생긴다. 

게다가 축제 심사가 까다롭게 바뀌면서 선정 규모도 2019년 41개에서 2020~2023년 33개, 2024~2025년 25개로 갈수록 줄고 있다. 축제당 지원을 늘리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글로벌 축제로 육성한다는 취지다.

올해 바뀐 심사 기준에 따르면 기존에 없었던 '개최 이력(개최안정성)'이 신설됐고 관광객수도 정량화 해야 한다.

또 신청서에 직전 3년 개최 실적(관광객수 등)을 필수로 기재토록 해 지난해 축소 개최 및 올해 개최 실적이 없는 들불축제는 2026~2027 축제 선정 평가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1997년부터 25년간 이어온 제주 대표축제인 들불축제의 명맥이 끊긴 여파가 이처럼 심각하게 나타나면서 제주시의 후속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