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옛 제주대병원 활용대책 감감 무소식
이전 계획부터는 3년여…도·제주대 해법 마련 ‘질질’
인근 동문시장·중앙로·탑동까지 상권 붕괴 영향 확산

   
 
  ▲ 제주대병원이 아라동으로 이전한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제주도와 제주대가 뾰족한 활용방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주변 상권의 공동화만 심화되고 있다. /박민호 기자  
 

제주대병원 이전에 따른 도심 공동화 문제가 해결의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제주대 총장 공백 사태와 제주특별자치도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옛 제주대병원의 활성화는 반년이 넘도록 표류하고 있다.

제주대병원 인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김모씨(70)는 수개월째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옛 제주대병원이 이전한 뒤부터 매출이 급감, 가게 문을 닫아야 할지 고민중이다.

지난 3월 제주대학교병원이 아라동으로 이전한 뒤 8개월여가 지난 지금, 옛 제주대병원 인근은 그야말로 썰렁함 그 자체였다.

제주대병원이 현 중앙로 인근의 삼도동에서 아라동 지역으로 이전할 당시에만 해도 일부 상가들은 문을 닫지 않고 영업중인 곳이 있었지만 지금은 소수의 상가를 제외하고 대부분 폐업, 상권자체가 붕괴된 위기의 상황에 놓여 있다.

인근에서 영업중인 음식점 주인에게 지금의 상황을 묻자 "죽을 맛이다. 돈이 많은 상가 주인들은 아라동으로 옮겨 새롭게 장사를 시작했지만 영세한 상가들은 별다른 대책이 없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 진행된다면 폐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굳이 남아 있는 상가 주인에게 묻지 않아도 문이 닫혀 있는 장의사와 식당, 여관, 슈퍼 등 을 보면 현재의 옛 제주대병원 주변 공동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체감할 수 있다.

옛 제주대 병원에 대한 뽀족한 대책없이 시간만 허비한 결과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옛 제주대병원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병원 이전이 계획되고 추진되기까지 3년여의 시간이 있었지만 이 기간에 제주대와 제주도는 도대체 뭘 했는지 너무 답답하다"며 "병원이 이전된 뒤 수개월동안 후속대책이 추진되지 않으면서 인근 상권은 물론 동문시장과 중앙로, 탑동까지 서서히 영향을 미치지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제주도나 제주대에서 병원 이전에 따른 건물활용방안이나 후속대책 등을 마련한다고 하지만 진행이 지지부진하고 아직까지도 명확한 대책이 없다"며 "행정당국의 대책만 기다리다 지역상권만 다 죽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특히 "임대 상가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계약기간이 끝나고 나가면 되지만 건물을 소유한 건물주들은 도심 공동화가 계속 진행되면서 건물 자체가 애물단지가 되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며 "병원이 떠난 뒤 건물 가격도 크게 떨어져 팔지도 못하고 임대도 안되고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처럼 옛 제주대병원 이전으로 지역 상권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제주도와 제주대는 후속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대는 구 병원 활성화 추진위원회를, 인근 주민들은 제주대 도심 캠퍼스 유치위원회를, 제주도는 도심캠퍼스 이전 지원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지만 수개월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또 도심캠퍼스 운영을 위해 건물 리모델링이 필수지만 이에 따른 예산 확보도 안돼 사업 추진이 정상화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