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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간 딸 덕에 빚갚고 새집 마련[기획/다문화시대 공생사회로] 3. 코리안드림, 그들은 왜
경제적 보탬으로 생활여유 주위 부러움
한류열풍 가세 너도나도 한국행 꿈꿔
김효영 기자
입력 2008-08-01 (금) 09:59:29 | 승인 2008-08-01 (금) 09:59:29

   
 
  ▲ 느엔티탄씨 가족은 딸이 보내준 돈으로 마을에서 가장 으리으리한 집을 지었다. (사진 오른쪽은 집짓기 전 살던 집) /다문화공동취재단  
 
왜 이들은 생이별을 해야 했을까. 가족의 품을 떠나 한국 땅을 밟는 이들에겐 큰 꿈이 있다. 가족들도 이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딸의 희생 덕분에 빚을 갚거나 생활에 여유를 찾은 가족들. 그리고 한국에 대한 단꿈을 꾸는 젊은이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현대판 심청이?

외국인노동자 티파폰씨(35·경기도 안산시)는 3년 전 고용허가제로 한국행을 선택했다. 그는 안산 반월공단에서 한달 120여만원(야간수당 포함)을 받는다. 수입의 75%인 90만원은 태국으로 송금하고 있다. 겨우 남는 30만원이 그의 한달 생활비다. 태국에 있는 남편과 아들, 친정가족들에게 그는 생활버팀목이다.

취재단은 지난 1일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남부 방향으로 3시간 가량 이동 티파폰씨의 고향인 호랏시에 도착했다. 비포장도로를 30여분 더 달려 도착한 집은 세 평 남짓한 거실에 선풍기 한 대만이 윙윙 돌고 있었다.

어머니 송마이파띠씨(53)는 "딸이 한국에 가기 전에는  빚이 1000만원 정도였다"며 "딸이 보내주는 돈으로 빚을 갚았고, 나머지는 손녀 교육비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불법체류자인 타나폰씨(33·경기도 안산시)도 한달 월급의 절반인 40∼50만원을 매달 집으로 송금하고 있다. 그 돈으로 가족들은 집터를 사고, 현재 집짓기 공사가 진행중이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국제결혼을 선택한 딸도 있다.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틴티보프씨(29·경남 양산시) 어머니 윙티홍씨(47)는 "딸은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한국으로 시집갔다"며 "딸과 사위가 보내주는 돈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느엔티탄씨(23·경북 경주시) 가족은 딸이 보내준 돈으로 새집을 지었다. 지난 5일 방문한 베트남 친정집은 이 마을에서 가장 으리으리했다. 집안에는 정수기가 있고, 넓다란 거실엔 소파와 자개로 만든 큰 액자 등이 즐비했다.

아버지 느엔탄둥씨(45)는 "시집간 딸이 집을 새로 지으라며 500만원을 보냈고, 여기에 다른 가족이 조금씩 보태 집을 지었다"며 "딸을 시집 보낸 게 아니라 아들 하나를 얻은 것 같다"고 자랑했다.
 
△ 더 좋은 곳에서 살래요

지난 8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4시간30분을 이동, 메콩강 하류에서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간 후 다시 2시간 동안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 멀고도 험한 김티베씨(23·부산시)의 친정집. '이 곳에도 사람이 사는구나' 할 정도로 오지였다.

취재단이 온다는 소식에 혹시나 자기 딸을 한국에 시집 보낼 수 있을까하고 마을 주민들이 여럿 모였다. 한 소녀는 취재단의 손을 붙들고 '나를 데려가 달라'는 표정이다.

어머니 김티남씨(53)는 "딸이 한국으로 시집가 사람들이 상당히 부러워한다"며 "여기저기서 한국사람을 소개시켜 달라고 보챈다"고 마을 분위기를 설명했다.

취재단이 방문한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쉽게 한국 연예인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이주여성 부찌터넝씨(21·경남 통영시)와  리엔씨(24·제주)도 연예인 사진으로 벽면을 도배할 만큼 한국에 대한 동경이 컸다. 이런 동경은 한국남자와의 결혼을 이끌었다.


[인터뷰] 한국을 꿈꾸는 베트남 소녀들 "한국어 배우고 돈도 벌고 싶어요"

   
 
  ▲ 리엔씨의 동생 스엉양(맨 오른쪽)과 친구들. (맨 왼쪽은 남동생 타잉의 여자친구 푸엉씨) /다문화공동취재단  
 
리엔씨의 여동생 스엉양(18)과 친구들은 한국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모른다. 연예인 장나라와 비를 좋아한다며 이야기를 꺼낸 소녀들은 "지금은 고등학생이라 한국에 갈 수 없지만 나중에 꼭 가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베트남 텔레비전의 3분의 1이 한국방송과 드라마다. 평상시에 한국문화를 자주 접해서인지 한국사람들에 대한 낯설음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들은 한국연예인들이 언제 어디서 공연했는지 알 정도로'한류열풍'을 실감케 했다.

스엉양은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을 먼 나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언니가 불러준다면 언제든지 달려갈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남동생 타잉씨(23)의 여자친구 푸엉씨(22)는 한국 갈 꿈에 부풀었다. 얼마 전 한국어능력시험 200점 만점에 189점을 받았다. 현재 고용허가제 명부에 이름이 올라간 상태다. 이제나저제나 한국에서의 연락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푸엉씨는 "한국생활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한국 가서 돈도 벌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 나중에 베트남과 한국을 연결하는 통역사가 되는 게 최종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에 대해 궁금했는지 취재단에게 이것저것 묻는 푸엉씨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교수가 돼도 고작 한국 돈으로 10만원 월급을 받는 이 사회가 싫다"며 "더 넓은 세상에서 내 꿈을 펼치고 싶다"고 '코리안 드림'을 꿈꿨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효영 기자  news0524@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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