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연구소

한국산 무당거미(학명 네필라 클라바타)에서 고효율의 단백질 분해효소를 생산하는 미생물이 세계에서 최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분리됐다.
특히 이 단백질 분해효소는 세제, 의약품용, 산업소재 가공용 및 학술연구용 등의 분야에서 산업적 응용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생명공학연구소 곤충자원연구실 박호용 박사팀은 16일 ‘곤충유래 유용물질 탐색 및 자원화 기술개발' 연구의 일환으로 여러 종의 거미를 탐색한 결과, 한국산 무당거미의 장(腸)에서 새로운 미생물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미생물이 생산하는 단백질 분해효소는 ‘아라니콜라 프로테올리티쿠스 HY―3'으로 명명됐으며 높은 염분에서도 안정하고 강력한 효소활성을 지니고 있어 저온에서도 세척력이 우수한 세제, 산업소재 가공 및 의약품 원료 등의 개발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박사팀은 거미가 포획한 먹이에 독성물질과 함께 강력한 단백질 분해효소를 주입, 단시간에 액체 상태로 녹인 후 쉽게 빨아 먹는 데 착안, 거미체내에 외부의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는 강력하고 다양한 효소체계가 존재할 것으로 가정, 연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
세계 효소시장 규모는 연간 1조6000억원에 이르며 선진국 기업들이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며 국내 세제용 효소의 경우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박 박사는 “이 미생물의 배양방법은 매우 간단하고 배양시간도 하루 반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며 “다음달 (주)인섹텍이라는 벤처기업을 설립, 2000년부터는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崔相泰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