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연의벗, 피해 현장 자체 조사 진행
껍질 벗겨질 때 물관 훼손 등 원인 추정
지난 6월 껍질이 무참하게 벗겨진 채 발견된 후박나무 중 다수가 말라 죽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내 환경단체인 제주자연의벗이 지난 23일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일대 임야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결과 껍질이 벗겨진 후박나무 143그루 중 5~6그루가 고사했으며 다른 나무들 역시 고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제주자연의벗은 껍질이 벗겨질 당시 나무가 너무 깊고 광범위하게 피해를 입으면서 뿌리에서 흡수한 물과 영양분을 운반하는 통로인 물관과 체관이 훼손되면서 나무 전체가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자연의벗 관계자는 “모든 피해목의 상태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사실상 피해목 대부분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조만간 고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6월 초 성산읍 임야에서 후박나무 143그루가 껍질이 벗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피해를 입은 나무들은 둘레가 70~280㎝, 높이가 10~15m 크기로 수령이 최소 70~80년, 많게는 100년 이상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사실이 확인한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즉각 수사에 착수, 나무 껍질을 벗겨낸 50대 남성을 검거했다.
수사 결과 A씨는 약으로 달여 먹기 위해 후박나무 껍질을 벗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박나무의 껍질과 잎은 민간요법에서 약재로 활용되고 있다.
서귀포시는 이 사건 이후 껍질이 벗겨진 후박나무에 황토를 바르는 등 응급처치를 하기는 했지만 나무들이 입은 상처가 커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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