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던 6월이 끝나고 7월이 시작된 지도 벌써 10여일이 지났다. 6월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필자같은 스포츠광이든 아니든 모두가 관심을 쏟는 월드컵이다. 2002 월드컵 당시 엄청난 응원인파로 거리를 붉게 물들임으로써 세계를 놀라게 했던 일이 2006년에도 그대로 재현되었다.

약간 달라진 점이라면 기업들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상업성이 짙은 관중 동원형 행사의 가미였지만 함께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우리 국민들이 월드컵을 즐기는 데에는 아무런 방해가 되지 못했다.

이런 열풍은 제주도도 예외가 아니었고, 덕분에 6월 한달은 들뜬 기분으로 즐겁게 지나갔다.
그러나 우리가 TV 또는 경기장에서 월드컵에 열광하며 날밤을 지새던 그 순간에도 세상은 돌아가고, 역사는 만들어지고 있었다.

FTA 협상이 진행되고, 7월 1일 출범하는 제주특별자치도로의 진행도 착착 준비되고 있었던 것이다.

밀레니엄처럼 특별자치도 출범을 1분 1초 세가면서 기다리지는 않았을 지라도 이미 우리 모두는 너도나도 제주특별자치도에 저마다의 희망을 걸고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제주특별자치도 공무원으로서 필자는 어깨가 무거워진다. 예전에는 제주도정을 중앙정부의 지시대로만 행하면 될 것을, 이제는 우리가 스스로 결정하고 행해야 하니, 이러한 큰 권한에는 그 만큼 책임이 따르게 마련이다. 누구 하나의 뜻에서가 아니라 제주도민 전체의 뜻으로 제주특별자치도를 이뤄냈으니 그 책임은 비단 공무원만이 아닌, 도민 모두가 짊어져야 할 몫인 것이다.

불현듯 ‘조국이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지 묻지 말고, 당신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지 물어라’는 존 F. 케네디의 말이 생각난다.

지금 우리가 스스로 자문해야 할 말이 아닌가 한다. 우리의 기대가 어떻든, 지금 상황이 어찌됐든 제주특별자치도호는 이미 넓디 넓은 바다를 향해 항해를 시작했다.

이제부터는 이런 저런 이유로 분열을 하기보다는 월드컵 때 보여줬던 우리의 저력, 하나로 뭉치는 힘을 보여줄 때가 아닌가 한다. <설희정 / 제주특별자치도 의회법무담당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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