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1차 협상에서 양측이 합의한 협정문 내용을 3년간 비공개키로 합의한 것은 그 이면에 국민이 알아서는 안될 어떤 흑막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안그러면 공개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정부는 협상 전략상 공개 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지만 국민으로서는 납득할 수 없다. 그리고 정부는 기회 있을 때마다 국민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협상에 반영하겠다고 공언해 왔는데 1차 협상에서 서로 합의한 내용조차 밝히기를 거부하는 것은 아예 여론 수렴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고 한·미 간에 대단한 내용을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만 커지고 있다고 본다. 국민으로서는 무엇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협상내용을 알아야 찬성을 하던지 반대를 하던지 의견을 제시할 것이 아닌가.

한·미 FTA는 농업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엄청난 파장과 영향을 미치는 중차대한 협상인데 몇몇만이 정보를 독식하고 의사결정을 한데서야 말이 되는가.

1차 협상에서 드러난 미국의 TRQ(저율할당 관세)제도 관련 요구사항을 보면 1.생산자 단체에 대한 쿼터 배분 금지  2.가공용 등의 특정용도 한정 금지 3.국영무역사업 폐지 4.수입이익금제 폐지와 SSG(특별긴급관세)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 그리고 SPS(위생 및 검역조치) 문제, 금융 및 서비스문제 등 그 외에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국영무역을 통해 수입되는 농산물은 국내외 가격차가 큰 쌀, 고추, 양파, 콩, 오렌지 등 모두 16개 품목으로 이들을 공매해 얻는 수입이익금(한해 약 1500억원)은 전액 ‘농안기금’ 재원으로 쌓여서 농민들에게 직불금이나 수매자금 등 농업투자 재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은 한국의 국영무역을 페지하라고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마치 어른이 어린애를 윽박지르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농업대국인 미국은 TRQ를 통해 안정적인 수출물량을 확보한 다음 우리 시장에서 유리하게 판매하겠다는 저의로 영세농이나 다름없는 우리 농업과 경쟁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미국의 속셈을 철저히 분석하고 논리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해 미국측의 요구를 절대로 수용해서는 안되며 우리 협상 담당자들은 한·미 FTA 협상을 중단할 망정 역사와 민족 앞에 죄인이 되지 말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강태전 / 서귀포시 동홍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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