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를 찾아서 34 유행수 삼다 대표이사

   
 
  ▲ 전국최초로 육가공 수산물 2개분야에 대한 유해요소중점관리기준을 따낸 삼다의 직원들이 어류를 손질하고 있다.<박민호 기자>  
 
최고경영자(CEO)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직원을 거느린다고 다 CEO는 아니다. CEO라면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야 하고, 그건 실현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유행수씨(41·주식회사 삼다 대표이사)를 만났다. 만으로 나이를 계산하면 아직도 그는 30대다. 불혹으로 부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아도 되는 나이다. 그만큼 그에겐 ‘젊음’이라는 타이틀이 강점이다. 과연 CEO로서 ‘젊음’이라는 키워드는 어떻게 활용이 되는 걸까. 바로 도전정신이고, 앞 날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판단에 있다.

“광고회사를 다니면서 유통 쪽에 눈을 돌리게 됐어요. 제주도의 특산품을 유통시키면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죠. 그러나 현장을 아는게 중요하잖아요. 직접 중앙로 새벽시장에 뛰어들었고, 파는 걸 배우게 됐습니다”

삼다유통을 만든 뒤 새벽시장에 도전을 했다. 1996년 당시엔 자리 싸움이 만만치 않았다. ‘밀리면 끝장이다’는 마음으로 일을 배워나갔다. 치열한 10개월의 경험은 지금의 삼다를 만든 밑거름이 됐다.

타지역으로 판로를 개척한 건 다음해다. 뉴코아백화점이 추진한 ‘향토물산전’에 감귤아가씨를 데리고 갈 정도였다. 그러나 거기에서 한가지를 배우게 된다. ‘돈 되는 건’ 모두 타지역 사람들의 차지였다. 그 때 제주산 돼지고기에 눈을 떴다. 그는 1999년까지 전국의 38개 매장을 돌면서 향토물산전을 벌여나갔다.

“도내에선 돼지고기 유통 전문인이 없을 땝니다. 유통의 체계화가 필요하다고 느꼈죠. 향토물산전을 하면서 돌아다니는 것도 중요했지만 정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1회성 행사가 아닌 제주 제품을 상설 전시하기로 목표를 수정했다. 전국적으로 들어서기 시작한 대형유통점에 초점을 뒀다.

“제주산을 제주사람이 아닌 타지역사람들이 팔 때였죠. 롯데마트에 입점하려고 6개월동안 바이어를 잡고 ‘1개 매장만 달라’고 호소했어요. 결국 인천의 연수점을 따냈고, 늘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신뢰죠”

그러나 모든 일이 순탄하질 않았다. 구제역 파동이 닥쳤다. 대형유통점을 통해 연간 4만3000마리의 돼지를 유통시킬 당시였다. 회사가 없어질 지경이었다. 그 때를 ‘두려웠다’고 회상할 정도였다. 유 대표는 방법을 찾았다. 제주 수산물에 도전한 것이다. 대형할인점을 통한 유통망은 갖춘 상태였기에 사업다각화는 성공이었다.

그런 성공 뒤에는 탄탄한 인력 관리 시스템이 있었다. 삼다는 전국적으로 60여명에 달하는 판매직원을 두고 있다. 2년에 1차례 제주도에서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다. 워크숍을 벌일 때는 제주의 본사 공장과 농가 방문 일정을 포함시킨다. 회사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어주는 방식이다. 다른 회사에 비해 판매직원들의 장기근속이 많은 이유도 이런 노력 때문이다.

삼다는 육가공·수산물 2개 분야에 대한 유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업체로 선정됐다. 2개분야 HACCP를 따낸 업체는 삼다가 전국에서 처음이었다.

   
 
  ▲ 유행수 삼다 대표이사  
 

한계점을 벗어나야 성장한다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다. 제주공항에 입점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이제 그는 꿈을 꾼다. 그러나 이루지 못할 꿈은 아니다. 얼마전에야 늦장가를 간 그는 제주도내 기업 가운데 ‘상장기업 1호’를 노리고 있다.<김형훈 기자>

 

유행수 삼다 대표이사
·1987년 제주사대부고 졸
·1994년 수원대 도시공학과 졸
·1995년 삼다유통 대표
·2000년 주식회사 삼다 대표이사
·2005년 포장육(돈육) HACCP 적용사업장 지정
·2006년 냉동어류 HACCP 적용사업장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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