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자원이다] <2부>제주의 혼을 심는다 : 폴 리처드 딩월 IUCN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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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예 제주도민으로 위촉된 폴 리처드 딩월 IUCN 자문관과 그의 부인인 토니아 매리씨가 성산일출봉 등 제주 세계자연유산 지구를 둘러보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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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도민들은 물론 온 국민의 기쁨이며 쾌거였다.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고도 세계자연유산이 없던 우리 나라로서는 이번 등재로 자연과 문화 모든 면에서 세계 인류 국가임을 인정받았다. 유홍준 문화재청장도 등재가 결정된 뒤 “삼천리 금수강산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등재 결정을 제주도민보다 더 기뻐한 사람이 있다. 바로 세계자연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상임고문 겸 자문관인 폴 리처드 딩월이 그 주인공이다. 제주도민보다 제주를 더 사랑한다는 그의 제주사랑 이야기를 들어보자. |
# 제주 세계자연유산 등재 숨은 '공신'
폴 자문관은 일반 제주도민들에게는 생소한 얼굴이다. 파란 눈 등 우리와는 다른 이목구비는 영락없는 외국인이다. 하지만 지난 20일 폴 자문관도 어엿한 제주도민이 됐다.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힘을 보탠 공로를 인정, 제주도가 명예도민으로 위촉한 것이다.
사실 폴 자문관은 제주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숨은 공로자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가 등재결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서슴없이 말하기도 한다.
폴 자문관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총회에 앞서 제주 현지 실사를 통해 IUCN에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는 유네스코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제주 세계자연유산이 지질학적 측면과 학술적 측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특한 가치를 갖고 있으며, 앞으로 제주 세계자연유산이 화산과 관련된 유산 지정의 척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유산지역 확대와 사유지 매입, 적절한 통제 등 사후관리에 대한 의견도 덧붙였다.
이같은 보고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총회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졌으며, 결국 제주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는 쾌거를 올리게 됐다.
# 끝나지 않은 제주사랑
폴 자문관의 제주사랑은 남다르다. 올해 초 제주 실사후 그의 제주사랑은 지나칠 정도였다.
심지어 그의 고향인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열린 제31회 세계자연유산위원회에 참석,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는 순간을 함께 지켜봤으며, 등재 축하연에도 참석해 축하 인사를 했다.
제주의 전통 노동복인 갈옷을 입고 축하연에 참석한 그는 “제 고향인 뉴질랜드에서 등재가 결정돼 제주도민만큼 기쁘다”며 “내가 마치 제주도민 같다”고 기뻐했다.
지난 20일 세계자연유산 제주 보존과 활용을 위한 국제워크숍에서 만난 그는 한 층도 제주도민으로 변해 있었다.
명예도민으로 위촉되기도 했던 이날 그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지금 완전히 제주도민이 된 것 같다”며 “제주에서 선물한 시계와 화산석 팔지, 그리고 옷까지 모두 제주산을 쓰고 있다”며 몸과 마음이 모두 제주도민임을 강조했다.
명예 제주도민으로서 제주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제주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대해 도민 모두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며 “세계가 지금 제주를 지켜보고 있는 만큼 항상 세계적 가치를 인정받은 제주의 자연유산을 보호하고 관리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도 잊지 않았다.
# 제주와의 인연, 자매결연으로…
제주도민으로 다시 태어난 폴 자문관은 그의 제주사랑이 자신의 고향인 뉴질랜드에서 꽃피길 기원하는 듯 하다.
지난 20일 국제워크숍에 참석, “다른 자연유산 등재지역과 교류함으로써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충고, 관리계획, 방문지 시설, 관리계획 등에 대한 많은 정보교류가 가능할 것”이라며 “다른 자연유산 지역과의 자매결연 등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충고하며 자신의 고향인 뉴질랜드 세계자연유산 지구인 통가리오 국립공원을 자매결연 대상 후보지로 제안한 것이다.
명예 도민으로 맺어진 제주와 자신의 고향인 뉴질랜드를 연결하고 싶은 그의 속내가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명예 도민으로써 제주 세계자연유산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보전•관리방안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제주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세계적으로 보전이 잘 돼야 할 곳으로 선정된 것이며, 세계에서 최고중의 최고라는 명성을 얻게 된 것”이라며 그 의미를 부여하고 “자연유산 등재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관리프로그램을 마련,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하고, 고용창출 프로그램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주도민보다 제주를 더 사랑하는 제주인 폴 딩월, 앞으로 그의 제주사랑이 어떻게 꽃을 피울지 벌써부터 관심의 대상이다. <현민철 기자>
| 1982년부터 IUCN위원 활동 1943년 뉴질랜드 왕가누이에서 태어나 크라이스트처치 고교와 뉴질랜드 캔터버리대학교, 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