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전통 고기잡이 체험 바다축제
민속유물 테우 소재로 제주어촌 전통문화 재현
예산 부족·전문 축제 기획인 부재 등 해결 과제

   
 
  ▲ 멸치잡이 재현  
 
[고승익의 축제이야기] 14. 제주축제 탐방 ⑪ 이호테우축제

이호테우축제는 2003년 7월 이호동주민자치위원회에서 지역에서 옛날부터 행해졌던 멸치잡이 어로행사를 재현하자는 의견에 따라 2004년 주민자치센터 전국박람회 우수사례 공모전에 참가하면서 열리게 된 제주전통문화 재현의 바다축제다. 축제의 주테마인 테우(떼배)는 오늘날에는 삼나무로 만들고 있으나 예전에는 한라산 고지대에서 자라는 구상나무의 굵은 줄기를 잘 다듬은 다음 10개 정도 엮어 길이 5m, 너비 2m 가량 되도록 평탄하게 놓고 기다란 목전(木栓)을 앞뒤의 두 자리에서 꿰뚫어 결착시켜 만들었던 제주도 전통의 고기잡이 ·해초 채취용 선박이다.

이호테우축제는 이처럼 제주도에서 오래전부터 전승돼온 중요한 민속유물인 테우를 주 테마로 제주어촌의 전통문화를 재현, 주민들이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 또 축제가 열리는 이호해수욕장을 테마가 있는 해수욕장으로 차별화해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적으로 2004년 처음 시작됐다.

   
 
  ▲ 바릇잡이 체험  
 

   
 
  ▲ 테우노젓기대회  
 

지난해 3회 축제까지는 원담고기잡이, 바릇잡이, 테우노젓기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2일간 열렸으나 올해는 하루가 연장돼 3일 동안 개최됐다. 지난 7월27~29일 3일간 열린 2007 이호테우축제는  ‘이호바당 멜들었수다! 혼저옵서 테우 젓엉 가게’를 주제로 여름철 이호해수욕장을 찾은 수많은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마당으로 연출됐다.

축제 첫날인 7월27일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레크리에이션 도전 노래방을 시작으로 전통춤과 민요, 가수공연, 나이트DJ 쇼쇼쇼가 열렸다. 둘째날에는 선상낚시체험, 테우노젓기체험, 원담고기잡이체험, 윈드서핑 및 요트시연, 축제 길트기놀이, 재즈공연, 민요한마당에 이어 저녁 8시 축제위원회가 주관하는 개막식에 이어 해녀횃불어선 퍼레이드와 멸치잡이 재현 행사가 차례로 열렸다.

축제 마지막날은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선상낚시체험, 테우노젓기체험, 테우노젓기대회, 해녀보물찾기대회, 테우사생대회, 테우 수중줄다리기, 바릇잡이체험, 원담고기잡이체험에 이어 이호테우가요제를 끝으로 3일간의 축제가 막을 내렸다.

이 축제의 주요 특징은 대표 프로그램, 참여와 체험 프로그램, 차별화 프로그램, 야간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첫째, 대표 프로그램으로 열리는 멸치잡이는 마을 주민 50명이 참여해 제주전통 테우에 승선, 멸치를 잡고 멸치후리는 노래를 시연함으로써 주민을 화합으로 이끌고 제주전통 어업문화를 계승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

둘째, 참여와 체험 프로그램은 썰물 때 일정구역에 둥글게 큰 원의 형태로 돌을 쌓아 밀물 때 몰려든 고기들이 돌담 안에 갇히도록 하여 고기를 잡는 원시적 그물인 원담고기잡이체험과 시민과 관광객이 썰물을 이용해 소라와 보말들을 채취하는 바릇잡이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수많은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한다.

셋째, 차별화 프로그램인 테우노젓기경기 및 잠수대회는 제주시 관내 8개 어촌계 회원들이 참가, 5인 1조로 사공팀과 해녀팀을 구성해 경연을 벌이고 관광객과 시민 등이 참여해 각 50명으로 청백팀을 구성, 수중 줄다리기 시합도 한다.

마지막으로 야간 프로그램인 식전식후 축하공연인 민요 한마당, 해녀횃불·테왁 수중퍼레이드, 불꽃놀이, 전문합창합주단 초청 축하공연이 열려 야간 볼거리가 풍성한 축제가 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테우 사생대회, 풍물패 길트기놀이, 테왁릴레이 경주, 전통 테우체험 및 낚시대회 등의 프로그램을 추가해 축제 규모화를 기했다.

이 축제는 제주도에서 매년 개최되는 수십개의 다른 축제와 달리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선상낚시체험, 테우노젓기체험, 원담고기잡이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이틀에 걸쳐 행할 수 있는 축제라는 점이 특색이다.

그러나 적은 예산(8000만원)으로 3일에 걸쳐 행사를 하는 관계로 축제 규모화가 어렵고  행사를 전문적으로 기획·시연할 수 있는 축제 전문가 부재와 차별성 있는 참여 프로그램 부족 등이 과제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 축제 규모화를 더욱 기하고 축제 전문가를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시켜 질적 완성도를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 축제 참가객의 흉금을 울릴 수 있는 창조적 프로그램 개발도 해결해야 할 과제 중의 하나다.

이호테우축제는 제주선인들이 4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자연환경 속에서 원담 고기잡이, 바릇잡이, 테우활동, 해녀활동, 멸치잡이 등을 하면서 살았던 생업방식을 오늘에 재현시키는 전통축제인 만큼 축제 프로그램을 좀 더 다듬어 세련된 축제로 가꿀 때 제주여름을 대표하는 신명나는 축제가 될 것이다.<제주시관광축제위원장>

※이 연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 김수성 이호동주민자치위원장  
 
축제현장에서 만난 사람 /김수성 축제위원장
“제주여름 대표하는 축제로 키우고 싶다”

김수성 축제위원장은 이호동 토박이 주민으로 2004년 제1회 축제 때 총괄 사무국장을 맡아 축제운영에 전반적으로 관여하기 시작, 올해는 이호동주민자치위원장으로서 테우축제를 총괄 주관했다. 

그동안 테우축제를 열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매년 행정기관과 의회 ,관내 사업장 등을 찾아다니며 부족한 예산을 후원받는 일이었다고 한다.

올해 축제는 지난해와 달리 5월 중 외국인을 대상으로 테우 선상체험 행사를 사전행사로 개최, 이를 바탕으로 3일 동안 본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이호마을과 이호해수욕장을 외국은 물론 국내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김수성 위원장은 “이 축제가 제주의 전통 테우, 원담체험, 해녀문화를 바탕으로 매년 열리는 독특한 문화축제인 만큼 향후에는 그 내용을 더욱 알차게 구성해 제주여름을 대표하는 축제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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