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삶 어우러진 '개성연출'
![]() | ||
이처럼 인구 45만명에 불과한 가나자와시가 도시 경관의 모델지로 발전할 수 있는 밑바탕에는 경관도시선언이 있다.
1960년대, 가나자와시민들은 역사문화지역에 들어서는 호텔 건립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호텔이 주변 환경이 어울리지 않게 추진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경관을 해치는 방송탑 건립이 추진되면서 시와 시민들은 경관에 대한 제도적인 논의에 들어갔고 하나둘 마련해갔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가와자와시가 지난 1992년 3월 제안하고 시의회가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만들어진 것이 경관도시선언이다.
시와 의회는 선언문을 통해 “혜택받은 자연과 지형을 배경으로 역사적인 거리, 전통으로 육성된 문화를 전하고 아름답고 개성이 풍부한 매력적인 도시를 만들어왔다”고 밝히면서 경관이 단기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또 모든 시민은 △아름다운 자연과 풍토를 보전하는 경관 만들기 △전통적·문화적 자산을 계승하는 경관 만들기 △환경과 조화로운 새로운 도시공간을 창조하는 경관 만들기에 노력하고 동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시·의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반으로 ‘가나자와다운 도시경관을 형성해나갈 것을 선언한다’고 밝혀, 독특한 자연 경관과 삶의 문화를 토대로 한 미래형 도시경관 조성방침을 재천명했다. 이는 가나자와시 경관선언문의 철학적 이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시와 의회, 시민들은 이를 토대로 마을보존조례(1994년), 옥외광고물 조례(1995년), 용수보존조례(1996년), 경사면 녹지보전조례(1997), 절·신사 풍경보존조례(2002년), 조망경관조례(2003년), 연도경관형성조례(2005년), 야간경관형성조례(2005년)를 만들어갔다.
또 1995년 ‘가나자와 세계도시구상’을 발표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도시를 만들어 시민들의 행복을 추구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연계, 2006∼2015년 추진될 제2차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건강한 마음 △아름다운 도시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도시 등 3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이 선언은 가나자와시가 만든 옥외광고물 조례 등 경관 정책으로 인한 주민과 업체들의 민원에 설득과 논리 근거로 제시되는 등 실천적 의미를 강하게 담고 있다.
이타야 건페이 가나자와시청 경관정책과장은 “시가 옥외광고물 조례를 정비해 혼잡한 광고물을 정비하는 데 3년이 걸리는 등 일관성있는 정책으로 신뢰성을 확보했다”며 “광고물 정비 초기, 까다로운 규제로 인한 시민·업체들의 불만이 이어졌으나 경관도시선언을 통한 실천적 의미와 도시 경관의 공공성의 논리로 설득해왔다”고 밝혔다.
1960년대, 호텔과 방송탑으로 빚어진 시민·업체 등의 갈등을 대화와 토론의 장으로 이끌어내면서 도시경관에 대한 제도를 마련하는 등 민원 처리의 순기능을 발휘했다. 또 도시경관에 대한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경관도시선언을 만들어내면서 가나자와시만의 풍경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은 도시경관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제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창민 기자 lcm9806@jemin.com
◆특별취재반=이창민 자치2팀 차장, 박민호 사진팀 기자, 김경필 사회팀 기자, 김태일 제주대 교수
◆자문=정광중 제주교대 교수, 김일우 박사, 송일영 건축사
※이 연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이창민 기자
lcm9806@par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