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익의 축제이야기] 26. 제주축제탐방 (23)서귀포예술축제

서귀포예술축제는 서귀포시 문화예술인들의 역량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16만 서귀포시민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매년 10월 탐라문화제의 일환으로 열리는 예술축제다. 이 축제의 주 테마는 서귀포시 지역에 예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는 걸궁놀이, 노동요 등의 민속과 서귀포의 문학, 미술, 무용, 음악, 국악, 사진 등의 예술활동이다.

   
 
   
 

서귀포예술축제는 이러한 서귀포 예술을 계승ㆍ발전시키기 위하여 남제주군이 주최하고 문총이 주관하여 1958년 6월 8일부터 3일에 걸쳐 ‘탐라예술제’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1967년에는 남제주군 예술제로 바뀌어 서귀포여고 무용반, 오현고등학교 밴드부, 제주여고 합창반이 서귀포 읍민관에서 공연하는 예술제로 개최됐다. 1980년부터는 한국예총 서귀포분회 주관의 문학백일장, 미술전, 사진전, 무용제, 음악회, 국악제로 발전함으로써 서귀포 유일의 종합예술제가 됐다.

올해 제46회 서귀포예술축제는 10월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예총 서귀포지부 산하 6개 단체의 각 장르별 행사로 개최됐다. 문학백일장은 10월 6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한국문인협회서귀포지부 주관으로 삼매봉과 성산일출봉공연장에서 열렸다. 미술전은 10월 6일부터 10일까지 5일간 김정문화회관 전시실에서 한국미술협회서귀포지부 주관으로 2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사진전은 10월 7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서귀포학생문화원에서 한국사진작가협회서귀포지부 주관으로 22명의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무용제는 10월 7일 오후 3시에 한국무용협회서귀포지부 주관으로 천지연야외공연장에서 열려 제주민속무용, 부채춤, 삼별초의 꿈, 타이타닉, 제주무속의 향연, 스탭업(째즈) 등이 공연됐다. 음악회는 10월 7일 오후 4시에 한국음악협회서귀포지부 주관으로 천지연야외공연장에서 열려 서귀포금관오중주, 소프라노 색소폰 김세철, 서귀포학생문화원 청소년플루트앙상불 등이 공연됐다. 국악제는 10월 7일 오후 5시부터 천지연야외공연장에서 한국국악협회서귀포지부 주관으로 모듬북, 제주민요, 경기민요, 물허벅춤, 판굿 등이 열렸다.

이밖에 초청공연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51호인 ‘남도들노래’가 10월 7일 오후 2시에 천지연야외공연장에서 공연됐다. 특히 10월 9일 오후 2시에는 제46회 탐라문화재 서귀포시 축제의 날이 제주시 해변공연장에서 개최돼, 걸궁과 민속예술 등이 공연됐다. 제주의 걸궁놀이는 이미 사라져 버린 전통놀이로 이번 축제에서는 서귀포시 동홍동 솔오름풍물패의 ‘오름마다 울징울북’이라는 제목의 공연으로 시작됐다. 그 내용은 사냥에서의 무사안녕과 기원, 사냥감을 쫓는 빠른 장단과 진의 구성, 목축생활에서 행해졌던 마소떼의 몰이장면과 무사성장을 기원하는 신에 대한 비념 등을 표현했고, 마을주민의 화합과 액땜으로 한해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굿판으로 마무리됐다. 덕수리민속보존회가 출연한 ‘새당걸궁놀이’는 덕수리(옛지명 새당)에서 정월대보름날에 한해의 풍년과 마을사람들의 풍년을 기원하는 뜻에서 행하던 지신밟기와 집에서 모시는 성주 신들에 대한 무속적 제례의식의 한 모습으로 풍물을 치며 동네 한 바퀴를 돌며 놀던 다섯마당굿이다. 첫째마당은 굿거리와 삼채가락으로 서서히 흥을 고조시키고 휘모리로 마무리된다. 둘째마당은 지신밟기로 땅에서 올라오는 잡신을 막아주는 내용이다. 셋째마당은 달팽이집 짓기 놀이로 일채를 치면서 논다. 넷째마당은 싸움굿으로 이웃동네 사람들과 서로 싸우다 화해하는 장면이다. 다섯째마당은 악기별로 끼리끼리 모여 펼쳐지는 재능으로 개인기량을 뽐내는 자리다.

서귀포민속보존회가 출연하는 ‘콩도깨마당질소리’는 76명의 단원이 대규모로 출연하여 콩농사를 지으면서 불리어졌던 노동요 중에서 여러 명이 수눌어가며 수확하던 ‘도리깨질’을 중심으로 된장 담그기와 콩죽 쑤기 등 콩과 관련된 민속을 한데 모아 구성한 놀이형태로 세마당으로 구성돼 있다. 첫째마당은 ‘경작마당’으로 제주도에서 행해지는 농사의 전형적인 형태로 콩 씨앗을 뿌리고 소로 밭을 갈며 흙을 덮어준다. 파종이 끝난 밭에 싹이 트면 ‘방고름검질’이라 하여 콩이 잘 자라도록 솎아서 빈곳에 심는 작업과 잡초를 뽑는 작업, 새참으로 된장에 콩잎을 싸먹는 과정을 연출한다. 둘째마당은 ‘마당질마당’으로 콩을 수확하고 잘 널어 말린 후 집 마당으로 가져와 도리깨와 마께 등을 사용해 멍석 위에서 콩을 탈곡하는 장면이다. 셋째마당은 ‘석살림마당’으로 수확이 끝난 후 가래를 갈며 음식을 장만하고 콩을 삶아 메주를 띄우는 모습과 콩죽을 쑤어 나누어 먹고 풍농을 노래하는 한바탕 잔치를 벌인다.

덕수리민속보존회가 출연하는 ‘물통파는놀이’는 물이 귀했던 제주도 중산간 마을에서 물을 얻기 위하여 물통을 파면서 불렸던 네마당으로 구성된 노동요다.

이 축제는 예총서귀포지부 산하 6개 협회가 매년 출연하여 공연하는 축제가 되고 있으나 예산지원이 1500만원뿐으로 규모를 갖춘 행사가 되지 못하고 있다. 예술축제에서 가장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 종합문예회관의 부재도 문제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 축제가 제주를 대표하는 종합예술축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축제예산의 확충과 함께 서귀포문예회관의 신축 등 축제 인프라의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서귀포예술축제는 제주도 산남의 종합예술축제인 만큼 시민과 예술인이 하나가 돼 보다 수준 높은 공연을 개최함으로써 지역문화를 활성화시키고 지역의 예술인재를 발굴하는 축제로 승화시켜 나가야 한다.  <제주시관광축제위원장>

※이 연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축제현장에서 만난 사람 / 이연심 한국예총서귀포지부장

“지역문화 균형발전·예술인재 발굴 보람”


   
 
   
 
이연심지부장은 초등학교 시절 이 축제에 출연하면서 인연을 맺은 이래 2001년부터는 한국예총서귀포지부장을 맡아 서귀포예술축제를 주관하고 있다.

그동안 이 축제를 운영하면서 아쉬운 점은 예산의 한계 때문에 차별화된 종합예술제로 승화시키지 못하고 탐라문화재가 제주시 중심으로 개최됨으로써 지역문화 창달이라는 점에서 볼 때 일정한 한계를 노출하고 있는 점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이 축제가 매년 이어지면서 서귀포시 지역의 잊혀져가는 문화를 되살려내면서 동시에 예술인재를 발굴해내고 있다는 점에 대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 지부장은 “현재 제주시지역에서 매년 개최되는 탐라문화재를 격년제로 서귀포시지역과 번갈아 개최함으로써 제주문화의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문화축제로 승화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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