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바오 되기‘ 도시 재생 프로젝트 모범사례
스페인 바스크 지역에 있는 빌바오가 세계적 문화명소로 탄생한데에는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만으로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빌바오는 구겐하임 미술관을 짓기 전에 지하철부터 깔끔하게 지었고 시내를 관통하는 강 정화와 도시 환경개선에 힘을 쓰는 등 장기적 목표와 전략에 따라 도시 재생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빌바오 되기(Becoming Bilbao)'는 쇠퇴해가는 모든 도시들의 바람이 되고 있다.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본 도로. 도로 가운데 잔디밭이 마련돼 있고 그 위로는 지상궤도열차가 다니는 선로가 놓여 있다. 네르비온강 너머로 구 시가지가 펼쳐져 있다.
▲ '해야한다'는 의지가 필요 
경기침체로 산업과 철도, 그리고 항구의 활동이 멈추면서 빌바오는 1980년대 이후 위기에 빠졌다. 빌바오를 가로질러 비스케이만으로 흘러드는 네르비온 강 주변의 항만과 공업지대는 슬럼이 되어 갔다. 1980년 후반에 들면서 '다른 미래 '를 발견하기 위해 '뭔가 하자'라는 정치적·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1992년 스페인 중앙정부와 바스크 주 정부는 빌바오와 메트로폴리탄 지역의 교통, 도시개발과 환경정책을 담당하고 관리할 기구로 중앙정부와 주 정부가 50대 50 비율로 투자해 '빌바오 리아 2000(bilbao Ria 2000)'이라는 공사를 설립했다.
'빌바오 리아 2000'은 버려진 공공부문 소유의 땅을 개발해 개인개발업자들에게 팔았다. 도시의 중심지에 위치했기 때문에 큰 수요가 있어 자본을 확보할 수 있었다. '빌바오 리아 2000'은 이렇게 마련한 수익금으로 도시개발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었다.
폐허가 됐던 아반도이바라 지역은 '빌바오 리아 2000'에 의해 추진된 가장 상징적인 프로젝트다. 건축가 케사르 펠리(Pelli)에 의해 그려진 마스터플랜에 따라서 여가와 사업, 녹지, 주거공간이 마련됐으며 수로의 확장을 위한 공간도 마련됐다.
이 같은 프로젝트는 실행으로 옮겨져 오늘날 시의 핵심적 중심부로 자리잡았다.
특히 펠리는 이 지역을 시민을 위해 거대한 허파로 바꾸어 놓았다. 전체 면적의 3분의2에 해당하는 약 20만㎡이 면적이 공원과 오픈스페이스로 구성돼 있다. 3㎞에 달하는 길로 이어지는 보행자구역, 1200여m의 자전거도로, 야외극장, 각종 예술가들의 조각들로 거리가 장식됐다.
도시 재생과 관련된 장기적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는 싱크탱크인 '빌바오 메트로폴리 30'도 빌바오 성공 원동력의 하나다.
'빌바오 메트로폴리 30'은 시정부, 은행, 대학, 정유회사, 철강회사, 철도공사, 건설회사, 미술관, 항공사 등 모두 130여개 공기업과 민간기업으로 구성된 민간협력체다.
▲ 또다른 10년 준비하는 빌바오
빌바오는 도시 하부 구조 확충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구겐하임 미술관이 성공의 결정적 요인이긴 하나 이를 뒷받침할 기반시설과 항구와 공항, 기차역과 전차 또한 새롭게 디자인해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삶의 질'자체를 높이기 위해 강물 정화를 비롯, 환경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빌바오 리아 2000이 네르비온강 정화를 위해 지난 15년간 투입한 금액만 7억 유로(약9200억원)다. 현재 물고기가 살만큼 수질이 개선됐으나 아직은 먹을 수 없는 수준이어서 앞으로도 강의 상태가 충분히 회복될 때까지 계속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강변을 따라 달리는 지상궤도열차인 '유스코트란'은 2002년 1차 개통했으며 확장공사가 진행중이다.
또 지난 1995년 약 6억 유로(약 7900억원)를 투입해 지하철 1호선을 개통한데 이어 2011년 개통을 목표로 6억5500만 유로를 투입해 2호선을 확장중이다.
빌바오시는 2003년 해양박물관과 미술관을 추가로 개관했으며 구도심에서 콘서트와 미술전시회를 마련하고 있다.
쇼핑 및 여가시설, 호텔과 대학도서관 등 독특한 테마 건물 건설을 한창 진행중이다.
특히 독특한 테마의 전시를 계속 발굴하면서 관광객 유인뿐 아니라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나서고 있다.
전세계 도시재생 사업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빌바오의 성공은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공감대 형성과 '빌바오 리아 2000'과 '빌바오 메트로폴리스 30'을 통한 공사와 민간회사, 전문가들의 파트너십의 제도화가 바탕이 됐다.
여기에 고도의 전략적 계획과 이를 과감하게 실행함으로써 죽어가는 도시에서 활기찬 도시의 모습으로 변모했다. 김석주 기자 sjview@jemin.com
● 비즈카야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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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평한 교외 지역의 넓은 선박 운항로에서 낮은 다리를 들거나 선박의 진행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정기적으로 사람들이 통행하도록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작됐다. 1893년 처음 사람을 이송했으며 1898년에는 마차 이송도 시작했다.
현재는 차량과 사람을 분리해 이송하도록 승차대가 변화했다.
다리는 45m 높이에 길이는 160m이며 철제로프 18개가 승차대를 지탱하고 있다. 한번에 승용차 4대와 사람을 실어 나르고 있다. 약 50초간 이동하며 해마다 600만명의 승객들을 운송하고 있다.
비슷한 다리들이 과거 50년동안 관련 산업의 쇠퇴와 더불어 철거됐으나 비즈카야 다리는 여전히 건재, 이제는 빌바오의 명물중 하나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