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새롭게 디자인하자, 경관이 미래다] 2부 국내 도시경관 <16>들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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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과 건물사이을 비워 새로운 공간의 가능성을 보여준 파주 출판단지 전경. | ||
‘경관이 미래다’의 해외 취재에서는 도시의 형성과정과 지형적 특성이 상이하면서도 도시와 지역에 스며들어 있는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형성된 일본의 대표적인 도시들, 카나자와· 교토·오사카·고베를 소개했다.
이들은 각각의 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거주환경의 쾌적성(amenity) 확보, 도시의 잠재적 가능성을 경관이라는 큰 틀 속에서 어떻게 대처해 가고 있는가에 대한 방법론을 살펴보았다.
이와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경관형성에서의 가장 큰 문제는 경관계획과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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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기도 수원화성 전경. | ||
경관은 보여 지고 혹은 보여주는 시각적 대상의 존재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다시 말하면 구조물의 크기와 형태만이 경관 요소로서의 관심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경관에 대한 당위성과 경관 조성을 통해 삶의 질이 어떻게 바뀌는지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행정 주도의 제도 도입이 가장 큰 문제이다.
경관계획과 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전제가 ‘전통과 환경이 조화를 이룬 도시 경관’을 만드는 것이다.
도시는 하나의 생명체와 같은 것이다. 현재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가 있기 때문에 현재가 있는 것이고 현재가 있기 때문에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들 요소가 함께 공존하는 것이 도시의 기본적인 속성이다. 따라서 경관은 기본적으로 어떠한 특정적인 것만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이 함께 조화되고 어우러져 형성되는 것이다.
흔히 경관계획이라고 하면 단순히 구조물이 형태와 규모, 거리의 설치물 관리와 같은 환경개선과 같은 단편적인 처방에 머물고 있어 이에 대한 차별화 방안도 필요하다. 이는 지엽적인가 지역적인가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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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천변에 미술작품을 설치한 안양예술공원. | ||
최근 국내 여러도시들이 여가와 문화,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주제를 갖고 다양한 도시 가꾸기에 많은 관심과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실패한 도시도 있거니와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도시도 있다.
‘경관이 미래다’ 기획은 해외에 이어 제주의 경관계획과 관리에 시사하는 바가 많은 국내 사례를 중심으로 경관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근대화의 과정속에 한민족의 쓰라린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덕수궁 주변, 건축가와 건축주가 서로 깊은 대화와 협력을 통해 새로운 도시건축의 문화시대를 개척한 파주출판도시, 도시건축이 지향하는 다양한 모습을 실현한 헤이리 예술인 마을, 한국적 축조미학을 현대에 전하고 있는 세계문화유산 수원의 화성, 도시경관 문제를 인식해 경관조례 제정을 추진하는 김천시의 사례를 분석한다.
이들 도시가 다루어져 왔던 대표적인 경관지역과 정책들을 들여다보면, 지엽적인 차원에서도 하나하나의 보존과 개발 전략을 제대로 수립하면 좋은 경관이 형성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뒤돌아 보면, 우리나라의 도시계획의 수법은 아름답고(美) 여유로운(遊) 풍경(景)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없다. 자동차 중심의 도로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계획하고 난 뒤에야 단순히 건축행위가 이루어지는 발상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지형적인 조건이나 주택과 도로와의 관련성 등이 결여될 수밖에 없고 그나마 도로도 자동차중심이어서 인도의 폭과 공간의 문화적 요소가 없고 또한 건축과의 대화가 결여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도시는 확장과 소멸을 반복하는 생명체이다.그 거대한 생명체에 어떤 표정과 모습을 부여하는 가는 이곳에 살고 있는 우리의 몫이다.
국내 도시경관 기획기사를 통해 제주지역이 살기 좋은 곳,더 나아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도시로 거듭 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특별취재반=이창민 자치2팀 차장, 박민호 사진팀 기자, 김경필 사회팀 기자, 김태일 제주대 교수
◆자문=정광중 제주교대 교수, 김일우 박사, 송일영 건축사
※이 연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창민 기자
lcm9805@je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