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성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정비
![]() | ||
| 누이계곡의 사방댐은 토사와 수목을 2중으로 걸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 ||
특히 북동쪽 산악지대는 연평균 강우량이 7290mm에 달하는 반면 남서쪽의 해안지역은 508mm에 불과할 정도로 편차가 심한데다 급경사의 산악지역이 바로 평탄한 저지대 평야로 이어지는 곳이 많아 급격스런 하천 유출량 증가로 돌발홍수 발생 가능성이 높다.
하와이주는 이러한 오하우섬의 기후, 지형적 특성을 지속적으로 분석, 하천 정비에 활용해왔다. 재해와 관련된 데이터를 축적, 이를 활용해 각종 재해 및 재해지역에 따른 위험성 분석-평가-저감대책을 수립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역의 지형과 수문지질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형태로 이뤄지는 오하우섬의 하천 정비에서 여실히 증명된다.
하천별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이뤄지는 오하우섬의 하천정비는 막무가내식으로 진행돼온 제주형 하천정비 방향에 적잖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 | ||
| 마노아 하천의 급 커브지역에는 하천 가운데 콘크리트 벽이 있어 급류가 한쪽으로 쏠리는 힘을 분산시켜 준다. | ||
# “협곡에서 평야로-사방댐”
오하우섬 동쪽에 위치한 와이알래누 지역의 한 마을. 마을은 깊고 경사진 계곡을 배경으로 형성, 유려한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산악지대 정상에서 때때로 기록적인 비가 내리는 반면 계곡을 끼고 내려오는 하천의 폭은 4~5m에 불과, 하천 범람 위험이 상시 존재해왔다.
하와이주는 이러한 와이알래누 마을의 지형적 특성을 감안, 사방댐을 설치함으로써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이 지역은 현재 수해가 나지 않는 안전지대로 통하고 있다.
사방댐은 상류지역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의 에너지를 분산시키고 휩쓸려온 토사와 수목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사방댐에 이어 하천과 별개로 인위적인 수로를 건설, 거대한 양의 물을 분산 수용하고 있다.
인근의 누이계곡 역시 마찬가지다.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 오하우섬 내에서도 부유한 계층 사는 부촌에 해당한다.
깊고 경사진 계곡을 끼고 가옥이 줄줄이 들어섰지만 협곡과 평야 지대로 이어지는 적재적소에 사방댐을 설치, 물의 흐름을 분산시키고 있다. 사방댐에 이어 다시 철제 구조물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목을 걸러냄으로써 물의 흐름을 원할히 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와 함께 하천정비가 이뤄지지 않은 일정 지역은 건축허가 자체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 | ||
| 오하우섬 차이나타운 주변 다리가 곡선으로 휘어 통수면적을 넓혀주고 있다. | ||
# “통수단면 최대한 확보”
제주도 사상 최악의 피해를 끼친 제11호 태풍 ‘나리’의 주요 원인은 하천 범람이다.
하천은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유출량이 급격히 증가했고, 결국 복개구간과 교량의 빽빽한 지지구조물의 물의 흐름을 차단하면서 하천을 넘치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하와이주는 자연하천을 복개하는 사례가 전혀 없을 뿐더러 최대한 물의 흐름을 원할히 소통할 수 있도록 교량의 지지구조물 역시 간소화 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호놀룰루시 도로관리부 래리씨는 “복개는 환경적으로도 맞지 않을 뿐더러 홍수관리 측면에서 맞지 않기 때문에 아예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며 “다리 건설 때에도 교각수를 최대한 줄이는 등 통수단면을 넓히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향후 재해예방 효과를 감안하면 오히려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호놀룰루시 내 교량은 통수능력을 최대한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하게 건설되고 있다. 교량을 아치형으로 건설하는가 하면 교량이 건설된 구간은 일정부분 하천폭을 넓힘으로써 교각 때문에 물의 흐름이 차단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하천이 굽이치는 구간에 교량을 건설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이와 함께 하천 주변의 나무 등은 수시로 정비, 나무 및 산사태에 의한 부유물이 하천의 통수능력을 방해하지 않도록 역점을 두고 있다.
# 물 흐름 다양하게 분산
태풍 나리 때 제주시 하천의 주요 범람 포인트는 하천이 꺾이는 사행지점이였다. 제주상고 입구, 한천교 연삼로변 등 하천이 꺾이는 지점에 교량을 설치함으로서 거대한 물의 흐름이 이중, 삼중으로 차단되는 원인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점에서 호놀룰루시 하와이 주립대 인근 마노아 하천 정비는 눈여볼만 하다.
하천이 급하게 꺾이는 구간에 하천을 절반으로 가르는 수직의 옹벽을 설치, 물의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형태를 띠고 있다.
게다가 교량이 건설된 지점의 내부는 당초 하천 폭보다 넓이를 배이상으로 확장, 물의 흐름이 차단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범람을 예방하고 있다.
사행구간인데다 교량으로 인해 통수능력이 저하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이와 함께 통수능력을 높이고 물의 에너지를 분산시키기 위해 V자 형태로 하천을 정비, 직벽 위주의 도내 하천의 정비형태와는 엄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별취재반=조성익 사진팀 차장, 박미라 자치팀 기자
※이 연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박미라 기자
mrpark@je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