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행성게임장 여전...단속건수 줄었지만 압수 현금, 상품권 규모는 커져
"재수만 좋으면...카지노바 등 신변종 업소에 불법 게임사이트도 우후죽순

불황 타고 ‘한방인생’ 불붙나

주중엔 로또 등 복권에, 주말엔 경마장으로…‘우울한 가장’ 늘어
우후죽순 불법사행성게임장 압수 현금·상품권 규모 계속 커져
카지노바 등 신·변종 사행업, 인터넷 ‘바다 이야기’등 불법 사이트도


고유가·고물가·생활고로 대표되는 ‘3고(苦)’는 이제 우스개 소리에도 끼지 못할 정도가 될 정도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재수 좋으면 팔자까지 고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에 매달리는 한탕주의가 만연하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지자 한방을 노리고 사행성 게임에 몰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제주에서의 ‘1등 대박’소식이 알려진 이후 로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나 늘었다.

대박을 꿈꾸며 주머닛돈까지 꺼내는 사람도 적잖다. 20일 제주경마장에서 만난 현모씨(38)는 “처음에 재미였던 것이 지금은 업이 됐다”는 체념 섞인 말을 던졌다.

얼마 전까지 화물용역 일을 했다는 현씨는 현재 일손을 놓은 상태다. 현씨는 “가족들 눈치가 보여서 집에만 있을 수 없다”며 “대박 소식에 로또도 수십장 사봤지만 이게(경마) 제일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바다이야기 단속이후 한동안 뜸했던 불법 사행성 게임장 영업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트럼프방 등 신종 도박장 영업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올들어 8월말까지 불법 사행성 게임장 단속 건수는 285건으로 지난해 624건에 비해 크게 줄었다.

지난 5월 18일부터 개정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휴·폐업 업소가 늘었던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변종 영업이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하면 체감하기 힘들다.

실제 지난해 단속을 통해 압수한 금액(현금 기준)은 건당 64만2724원이지만 올해는 건당 81만6701원으로 20만원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압수한 상품권은 총 37만3920장인데 반해 올해는 벌써 60만장을 훌쩍 넘겼다.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경품 등 기타 압수품도 지난해 1736개였던 것이 올해는 1만5282개로 9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불·편법만 양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강원랜드 주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카지노 칩이 제주시내에서도 공공연하게 돌아다니고 있는 데다 당구장 등에서의 ‘체리마스터’게임기 영업은 막을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다.

업주들이 교묘하게 합법을 가장한 불법 영업을 하고 있어 단속은 더욱 더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에는 프로그램만 내려받으면 어디서든 게임을 할 수 있고 계좌이체로 현금이 오가는 불법 게임사이트들이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지만 단속 전담기관이 없어 사행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게임장 단속의 경우 대부분 익명의 신고에 의존하는 데다 의심되는 단속장에 대한 현장 단속을 통해 불법 행위를 입증해야하는 등 쉽지 않다”며 “단속이 덜한 외곽 펜션을 빌려 게임장을 개설하는 사례도 있는가 하면 휴대전화 스팸문자를 통한 불법 게임사이트 제보도 있지만 수사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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