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어도지역자활센터 자활공동체 ‘제주다(茶)드림’
‘일해도 가난’ 자포지기 버리는 것이 진짜 자활…홍보·판매 역할 찻집 이어 제조 공장 추진
복지와 고용 연계 ‘사회적 기업’까지도 검토, “할 수 있다는 의지 실현으로 혼자서는 힘 생겨”
“저야 그저 ‘얼굴’이죠, ‘사장님’은 저기 계십니다”
제주이어도지역자활센터의 6번째 자활공동체인 ‘제주 다(茶)드림’을 찾았다. 공동대표인 강지형씨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강 공동대표는 무형문화제 제11호 규방다례 전수자다. 2년 전 이어도지역자활센터 다드림 사업단(야생차·茶)을 꾸리고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껏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강 공동대표가 말하는 ‘사장님’은 또 다른 공동대표인 강윤정씨다.
강 공동대표는 “힘든 사업에 도전장을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알면 이해가 쉽다”며 “앞으로 해야 할 일에 있어 서로 힘이 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도내에서 운영중이 자활공동체가 한둘은 아니지만 ‘제주 다드림’이 눈길을 끄는 것은 삶과 미래에 대한 적극적인 행보 때문이다.
지난달 제주시 용담해안도로변에 찻집 ‘제주다드림’의 문을 연 것은 자활공동체로의 선언적 의미가 있다. 그동안 쑥·조릿대·꾸지뽕(굿가시낭)·들국화 등을 이용한 전통 가마솥 덖음차를 만들어 판매해 왔지만 이제는 홍보와 판매를 하는 공간을 확보한 셈이다.
이르면 내년 야생차 공장까지 꾸리는 등 제조에서 판매까지 일원화한 독립 사업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강 공동대표처럼 중심에서 힘을 보태는 사람도 있지만 진정한 자활을 위해 현장에 나서는 사람들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자활은 ‘일할 수 있다’는 것의 중요성을 인지할 때 가능하다.
정부와 자치단체의 지원이 있더라도 본인의 자활 노력이 없으면 허사다. 기초생활수급자들이 정말 일을 못하는 것인지, 안 하는 것인지의 아슬아슬한 경계는 종종 자활 의지를 꺾는다.
김효철 제주이어도자활센터 관장은 “여러 형태의 자활 사업을 진행하지만 정작 ‘공동체’ 등으로 자립하거나 일자리를 얻는데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이 적잖다”며 “기준 이상의 소득이 생기면 그동안 지원되던 교육이나 의료, 생활자금 지원이 중단되는데 따른 부담과 두려움 때문이다”고 말했다.
강 공동대표도 “어느 한순간 ‘자립’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지원 기준이 너무 일률적이어서 오히려 자활의지를 꺾는 경우도 있다”며 “생활이 안정될 때까지 일정기간 ‘유예기간’을 둔다면 더 많은 수급자들이 혼자서기를 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다드림 사업단에 대한 주변의 관심이 늘어날수록 부담도 커진다. 공장을 세우고 유통망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원이며 특히 경제적 지원이 절실하다. 하지만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느리더라도 ‘목적지’까지 가겠다는 의지만은 대단하다.
사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자활공동체를 보유하고 있는 경기도에서는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기업 육성체계 구축방안’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자활공동체를 이룬다고 하더라도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 중에는 정부와 자치단체의 지원이 현실적이지 못한 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저소득층 지원 핵심정책인 자활공동체가 복지와 고용을 연계, 사회통합 기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방정부가 조례 제정를 통해 주관부서를 정하고 자활공동체 생산품을 수의계약 및 우선구매 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 마련도 요구됐다.
강 공동대표는 “힘들 건 알고 있지만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다른 자활공동체와 달리 공을 들여 찻집을 내고 공을 들이는 것도 그 때문”이라며 “사회에서 이런 움직임에 관심을 가져주고 또 힘을 실어줄 때 꿈을 실현하는 시기가 빨리질 것”이라고 말했다.
찻집 ‘제주다드림’은 직접 만든 다양한 수제차 외도 ‘로하스’개념을 바탕으로 한 친환경 먹을 거리를 판매한다. 문의 745-3388. 후원 계좌 제주다드림(농협 901070-52-026500)·이어도자활센터(농협 901060-51-03888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