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번째이야기. 물을 마시고 승천 준비를 하는 용의 기운은 산 위에 더 많이 머문다.
기운 센 용은 좌보미의 맥을 받아 솟아오른 남동쪽 용
소들의 무게에 짓눌린 백약이 오름 위한 배려가 필요

   
 
  백약이의 동사면-다섯 마리 용이 솟아올라 정상에서 음수하고 있다.  
 
 # 산의 생긴모양과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氣는 서로 통한다.
풍수지리에서의 물형론(物形論)은 자연속에서 응집된 지기인 혈을 찾아내는 풍수론의 한 방법으로 산의 생긴모양과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기가 서로 통한다는 것을 전제로 산과 물 그리고 주변의 사와 혈을 논한다.

즉 산의 형세가 웅장하고 활발하면 땅속의 기운도 왕성하며, 산세가 굴곡이 없고 쭉 뻗어있으면 그 속의 기운도 쇠약하게 보는 것이다. 

이는 눈으로 보이거나 잡을수 없는 지기가 담긴 산세를 사람, 호랑이, 뱀, 거북이, 특히 용에 빗대어 설명하는 것으로 氣는 여러 가지 모양을 이룬 땅을 흘러다니면서 만물을 생성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산세를 물형에 비유해 이름을 정할때에는 안산(산앞에 마주보는 나즈막한 산)의 모양을 중요하게 여기며, 조산(안산너머의 산)과 주변의 산천형세가 내재된 정기와 서로 교감을 이루어야만 길격으로 해석한다. 

즉 그 산을 위해 주변산들이 바람을 막아주고 호위하는 형상이어야하며, 물 또한 가까이에서 환포(감싸안아줌)해 지기가 흘러가지 못하도록 막아줘야 한다. 

기가 흩어지거나 모이지 않는곳은 혈이 없으며, 산의 혈장은 그 산이 기를 집중한 곳이거나, 힘을 모은곳, 즉 산이 정신을 집중한 곳에 있기 마련이다.

백약이오름의 다섯용은 꼬리를 서리며 각기 자기방위에서 솟아올라 물을 마셔 배부르니 좋은 일이 구름과 비같이 일어나는 吉한 산이요. 백약이의 가장 기운센 남동쪽 용이 물을 마시고 승천 준비를 하고 있으므로 용의 좋은 기운은 산 위에 더 많이 집중되어있다.
 

# 호종사가 많고 음수하여 배부르니 귀하고 복되며 승천할 준비를 하는 용이다.
백약이오름은 각기 다른 다섯 방위에서 용 다섯 마리가 높이 솟아올라 물을 마시는 형상으로 가장 기운센 용은 좌보미의 맥을 받아 솟아오른 남동쪽 용이다.  
 
남동쪽용은 등을 남동사면으로 하고 앉아 있으며, 용의 꼬리는 좌보미오름의 우측으로부터 시작되니, 그 행진한 길이가 길고 힘차게 굴곡해 오며, 주변의 좌보미 알오름들이 등 뒤에서 모두 호종(護從:보호하고 쫒아옴)하고 있으므로 많은 신하를 거느린 형상으로 귀한용이요,  다섯 용중에 가장 높이 솟아올라 기운이 세차므로 강한 용이요,  물통안 사방의 물이 남동쪽에서 행진해온 첫째용 앞으로 모여드는 형상이니 목을 축이기에 충분한 물이 차고도 넘치므로 복되고 배부른 용이다.  물을 제일 먼저 마신 후 승천 준비를 하고 있는 용이니 그 위용과 품위가 다른 용과 사뭇 다르다. 
 

   
 
  서북방향(사진의 하단부)에서 동남쪽 용의 얼굴을 바라본 모습(사진의 상단부)  
 
# 승천할 용이 가지고 있는 여의주는 인간의 것이 아니다. 용의 것이다.
귀하고 복되고 배부른 용이 이제 곧 승천할 준비를 하고 있는 형상이니 모든 기운이 용의 머리 부분과 날개에 집중돼 승천하고자 기운을 집중하고 있다.  남동쪽용의 좌측은 물통에 손을 얹고 물통을 감싸안고 있으므로 내려가는 좌측맥이 없으며,  우측은 동사면으로 오른쪽 날개를 낮게 드리우고 이제 날개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으니 오른쪽 날개 부분으로 내려가는 맥중에서 지맥의 끝자락 하나가 동쪽의 작은 혈들로 이어진다. 

동남쪽용의 오른손톱은 북쪽으로 뻗어나가 우측에서 좌측으로 감아돌며 진행해 당판 하나를 이루는데 오른손톱을 거머쥐고 있는 형태로 오른손에 여의주하나를 잡고 있는 형상이다. 이 지맥을 따라가보면 둥글게 감아도는 지맥의 손톱끝자락에 사방이 물로 감아돌고있고 이사이로 용의 오른손목과 이어지는 둥글게 감아지는 곳이하나 있다.

이땅이 바로 풍수에서 말하는 지기가 뭉친곳 즉, 혈장, 용의 여의주인것이다. 이곳을 파면 홍황자윤(紅黃滋潤)한 흙도 모래도 아닌 생기가 가득한 흙이 나와야만 한다.  그러나 혈장이 진혈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있다. 혈장의 기가 빠지지 않도록 물이 감싸줘야하며 주변이 바람으로부터 혈장을 잘 보호할 수 있어야한다. 그러나 이혈장은 주변의 사가 감싸줘 보호하며 인간을 위해 용이 남겨주는 형상이 아니다. 용이 여의주를 가지고 승천해야하는 형상이므로 용을 위한 여의주인 것이다. 
 
   
 
  남동사면(사진의 좌측)에서 북쪽 (사진의 우측)으로 진행하는 우선용의 오른손  
 
   
 
  동남쪽에서 솟아오른 얼굴은 서북쪽을 향하고 있다. 승천 준비중이다.  
 
# 백약이의 용이 승천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배려가 필요하다.

백약이 오름의 용맥은 사방의 기가 산정상으로 상승하는 기운을 갖는다.  그중에서 산자락으로 기가 내려오는 곳은 단 두 곳 뿐이니 하나는 동사면의 자락이요 하나는 북사면의 산자락이다.

다른방향의 용맥은 모두 산정상을 향해 상승하는 지맥이다. 용 한마리가 물을 마시고 승천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다른용들이 물통을 부여잡고 물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돕고 있으니 참으로 복되고 귀한용이다.  솟아오른 용 다섯 마리가 어깨를 나란히하고 둘러모여 음수하고 승천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배려하니 참으로 다정한 용인 것이다.

물을 마셔 배부르니 용은 복되고 호종하는 좌보미알오름의 호위를 받아 승천할 준비를 하니 매우 귀한용이다. 그러나 승천에 집중하고 있으므로 사람에게 남겨주는 기운은 적은 용이다. 백약이의 능선중에 바깥 능선부분을 걸어야 산으로 상승하는 지맥을 전해받을수 있다.

그러나 백약이오름에는 사람보다 소가 많다. 백약이오름의 용이 승천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배려가 필요하다. 소들의 무게에 눌려 부서지고 깨어진 백약이오름의 용의 목덜미를 지켜주고 무사히 승천을 바란다면 소의 방목을 산허리 아래의 낮은 평지로 이동해주는 따뜻한 사람의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백약의 다섯용은 물을 먼저 마시도록 서로 도와주고 양보하며 배려하므로 그 마음이 참으로 깊고 따뜻하다. 이는 자연이 인간에게 산을 통하여 주는 배려의 마음이요.  아파도 말못하는 자연과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우리가 함께 나눠야하는 마음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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