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달력 ‘귀하신 몸’, 크리스마스 특수 앞둔 유통업계도 눈치보기 급급
송년회 축소 경향 뚜렷에 음식점·대리운전 업계 등도 한숨 소리만
불경기에 연말 분위기가지 가라앉고 있다.
새해 달력은 ‘귀하신 몸’이 됐고, 연말 송년회 역시 축소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연말 특수를 노리느라 분주해야할 유통업계까지 몇 달째 계속되는 매출 감소로 기획전 등을 조정하고 있다.
경기 위축 바로미터가 돼버린 홍보용 달력은 벌써부터 품귀현상이 일고 있다.
기업들이 경비 절감을 이유로 달력 제작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달력인심이 비교적 후한 편인 증권사 등에서도 본사 차원에서 긴축경영 등의 이유로 지난해 절반 수준의 달력만 배정하면서 고객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보험이나 자동차 업계 영업사원들도 연말 판촉용 달력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주머니 돈을 털어 가며 수요를 맞추고 있지만 원하는 곳은 많다보니 고맙다는 말보다 타박을 받기 일쑤다.
지난해 수준으로 물량을 맞췄다면 대신 달력의 질이 예년에 비해 저렴해지는 등 최근의 경기를 반영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도내 업체들에게 ‘달력 주문’은 그림의 떡이다.
인쇄업을 하면서 강산만 두 번 바뀌었다는 김모씨(52)는 “지난해 이맘때는 교회나 보험설계사 등을 통한 주문이 간간이 들어왔는데 올해는 뜸하다”며 “어렵다보니 싸게 제작해주는 타 지역 업체들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도 크리스마스 등 연말 특수에 숨통이 트이기보다는 고민이 커졌다는 반응이다.
몇 달 전부터 매출 감소세가 뚜렷한데다 시설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은 오히려 늘어나는 등 예산이 빠듯해지면서 무조건 판을 키우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크리스마스가 최대 특수이기는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기대치에 못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부 행사를 열어 고객들의 반응을 지켜보고 나서 추가 마케팅 전략을 추진할지 고려할 생각”이라고 했다.
송년회 역시 축소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음식점 등의 연말 예약 사정도 예년만 못하다.
2·3차는 아예 생각하지도 않고 있으며 부서별로 소규모로 진행하는 등의 씀씀이를 줄이다보니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대형 음식점이나 대리운전업계 등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돼지고기 전문점을 경영하고 있는 이모씨(43·여)는 “작년 예약 명단까지 보면서 전화를 넣고 있기는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시원치 않다”며 “가뜩이나 운영비용이 늘었는데 이러다 문을 닫을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