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모금회 현역 병장 2년여 월급 240여만원 선뜻 기탁…아버지 역시 숨은 기탁자
지난 9월 태어난 도내 최연소 기부자 ‘새 식구’기념 한가족 자동이체 기탁으로 눈길

   
 
   
 
세상에 ‘내리사랑’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리나눔’으로 세밑 온정에 군불을 떼는 사람들의 소리없는 선행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제주특별자치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경기도 포천에서 복무군인 박태준 병장(23)이 2년여 군생활 동안 모은 월급 240여만원을 선뜻 기탁했다.<사진>

박 병장의 선행은 아버지와의 대화에서 시작됐다. 지난 1996년부터 알음알음 주변을 도와왔던 아버지 박종순씨(51)를 봐왔던 아들은 “군에 있더라도 남을 위한 좋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말에 “월급을 쓰지 않고 모아 성금으로 내겠다”는 약속을 했다.

지난해 태풍 나리 때도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위해 용돈을 모아 20만원을 내밀었던 것도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 먼저 나섰던 아버지를 따라서다.

박 장병은 “조금 아쉬운 기분도 들지만 의미 있는 일인 만큼 마음은 즐겁다”며 “군 전역 후에도 새로운 방법으로 돈을 보아 다시 기탁하겠다”고 말했다.

아버지 박씨 역시 “10년전 까지만 해도 사글세에 살 정도로 형평이 좋지 않았지만 주위를 돌아보는 일은 꼭 돈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며 “오늘 아들을 보니 그동안 노력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도내 최연소 기부자로 이름을 올린 현서 역시 내리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9월 태어나면서 어머니 강기은씨 명의로 기부통장을 만든 현서는 매달 2만원씩 자동이체 기부를 하고 있다.

“새 식구가 생겼으니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해보자”고 시작한 일에는 현서의 부모 역시 동참하고 있다.

강씨는 “다른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부끄럽다”며 “나중에 현서가 자라서 이 일을 알게 되고 스스로 실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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