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원, 오문복씨 역주로 「부해문집」1권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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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문화원 번역서인 '부해문집'의 저본이 된 '부해만고' | ||
제주문화원은 부해 선생이 일생동안 후진을 양성하며 틈틈이 저술한 「부해만고」(浮海漫稿)를 번역, 「부해문집」(浮海文集) 1권을 발간했다.
'부해'는 안병택의 호로 자는 '처인', 본관은 '죽산'이다. 그는 1861년(철종 12년) 조천읍 조천리에서 안달삼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학문에 소질이 있어 부해의 부친은 그를 장성(長城)으로 보내 자신의 스승인 성리학자 노사 기정진의 문하에서 배우게 했다.
부해는 1886년(고종 23년)에 부친상을 당한 후 스승의 고장인 장성군 고산으로 이사해 살았다. 1898년(광무 2년)엔 광주 장덕리로 옮겨 살았는데, 이때부터 25년간 많은 제자를 가르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제주의 고사훈, 김형식, 김석익, 김균배 등도 그의 제자로 알려져 있다.
스승 노사가 세상을 떠난 뒤 부해는 스승의 손자요 호남 의방장인 송사 기우만과 뜻을 같이 했다. 그러나 항일운동에 직접 투신하지는 않았고 주위 사람들에게 항일운동에 동참하도록 격려했다. 그의 유고와 편지, 제자들에게 내려준 시 등에서 그 정신을 읽을 수 있다. 제주의 대표적 의병장 초광 고사훈도 그의 영향을 받았다.
이번 역주본의 저본은 「부해만고」 9책이다. 원래 12책이었으나 3책은 분실돼 전해지지 않는다. 「부해만고」가 알려지게 된 것은 부해의 손자 안인훈이 소장하고 있는 것을 지난 2000년에 30질을 복사해 도내 관심있는 인사들에게 배포한 것이 인연이 됐다. 2002년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소가 상·하 두권으로 영인본을 제작, 배포한 것이다.
이번 제주문화원의 신간은 한학자 오문복씨가 번역을 맡았다.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소의 영인본과 영인본에서 누락된 한권 및 최근에 발견된 1권의 시만을 모은 것이다.
오문복씨는 "이 책을 통해 성학(聖學)의 진전과 도학(道學)의 중요한 뜻을 음미할 수 있다. 따라서 독실한 품행과 도의, 풍부한 문학을 살필 수 있다"고 극찬했다.
또 "특히 스승인 송사(松沙)와 노백헌의 의병활동과 제주의 대표적 의병장 고사훈과 김석윤의 연결을 규명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라는 의미도 전했다.
부해의 도학사상과 구국정신, 문학관은 물론 경술국치 이전과 이후의 제주 항일운동의 내면 및 지식인들의 항일 양상의 변화와 신구 사조의 갈등이 현대인들에게 펼쳐진다.
조명철 제주문화원장은 발간사에서 "제주에서는 외지에서 들어온 관리나 유배인에게 배워 대성한 이는 많지만 밖으로 나가서 교학활동에 심혈을 기울여 명성을 떨치고 후진을 양성해 추앙받은 이는 부해 뿐"이라고 존경을 표했다.
한편 제주문화원은 올해 2권을 발간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부해의 학문과 도학을 음미할수 있고 구한말의 어려운 시대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비매품.
이영수 기자
opindoor@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