섯알오름예비검속희생자영령 제59주기 합동위령제 봉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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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섯알오름예비검속희생자영령 제59주기 합동위령제가 26일 오전 대정읍 상모리 섯알오름학살터에서 봉행됐다. | ||
59년전 섯알오름에서 아무 영문도 모른 체 억울하게 죽어간 영령들. 반세기가 훌쩍 지났지만 세상에 남은 유족들의 아픔은 여전했다. 학살터에 김경훈 씨의 시 '섯알 오름길'이 낭독되자 칠십이 넘은 노인은 참았던 눈물을 이내 쏟아내고 만다.
섯알오름예비검속희생자영령 제59주기 합동위령제가 26일 오전 대정읍 상모리 섯알오름학살터에서 열렸다.
백조일손유족회(회장 오명수)와 만벵디유족회(회장 오용승)가 주최한 이날 위령제는 올해 처음으로 국방부 위령사업비를 지원 받아 봉행됐다.
양조훈 환경부지사, 김용하 도의회의장, 김재윤 국회의원 및 유족 등 200여명이 참석해 무고하게 희생당한 영령들의 영면을 바랬다.
이날 위령제는 희생장에 영령에 대한 묵념, 초혼문 낭독, 헌화, 추도사 낭독, 초모시 낭송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초혼문을 낭독한 오용승 만벵디유족회장은 "59년전 당시 억울하게 희생당한 원혼들은 지금도 이곳 저곳을 헤매며 통한의 눈물을 흘리고 계실 것"라며 "그러나 오늘 이러한 한을 풀어드리고 넋을 위로하기 위해 후손들의 정성으로 조촐한 제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오명수 백조일손유족회장은 섯알오름 학살터에 대한 도 당국의 관심을 호소했다.
오 회장은 "학설터 현장의 청결 및 유지관리가 지금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며 "알뜨르 비행장을 중심으로 한 제주도의 평화대공원사업범위에 학살터가 포함돼 있으므로 관계당국의 학설터에 대한 관심과 관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위령제에 참석한 사람들은 4·3위원회 폐지시도와 역사교과서에서 4·3이 누락된 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열린우리당 김재윤 국회의원은 "현 정부는 지난 노무현 정부 때 굳게 한 약속을 져 버리고 4·3위원회 폐지를 시도하고 있으며 일부 보수우익 단체에서는역사교과서에서 4·3을 의도적으로 누락시켜 버리는 등 독재시설로 다시 되돌아가 있다"며 "제주도민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라고 지적했다.
양조훈 환경부지사는 "안타깝게도 진실을 왜곡해 역사의 강물을 거꾸로 돌리고, 4·3의 희생이념에 올마기를 씌워 갈등을 증폭시키려는 일부 움직임이 존재하고 있다"며 "4·3의 진실을 되찾기 위한 노력들이 헛되지 않게 '진실을 통한 화해와 상생'이라는 기본 정신을 토대로 의연히 우리의 길을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예비검속사건은 군경이 1950년 7월 16일과 8월 20일 두 차례에 걸쳐 예비검속으로 모슬포 경찰서 관내에 구금돼 있던 252명을 대정읍 상모리 섯알오름에 위치한 탄약고 터에 집단으로 학살 암매장한 사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