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앤팡>마이너세계-카오디오 마니아
CD데크ㆍ스피커ㆍ앰프ㆍ우퍼 장착까지 단계별 실습
처음부터 고가품 구입 자제… '나만의 소리' 찾아야

   
 
  ▲  사진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MSC제주지역모임 회원인 고승표·오영욱·문정환·김정훈·김형석·강동국·홍정무·지운화씨.  
 
 좋은 소리에 대한 인간의 욕심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콘서트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공명과 거기서 나오는 원음은 이를 재현하기 위해 홈오디오의 발달을 낳았고 이는 이동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에게 걸으면서도 즐길 수 있는 워크맨이라는 소형음악기기를 내놓았다.
 더불어 운송수단에 몸을 맡긴 후에도 좋은 것을 듣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은 '카오디오'라는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제주에서도 좋은 소리를 찾아 끊임없이 토론하고 연구하는 모임이 있다. 바로 MSC제주지역모임 회원들이다.
 
 # MSC 제주지역모임은
 "처음에는 스피커만 바꿔볼려고 했는데 하나하나 바꾸다보니 어느새 카오디오 마니아가 된 저를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도내에서유통업체를 운영중인 MSC제주지역모임 회장 김형석씨(41)는 지난 2006년 차량용CD데크를 구입하면서 우연히 카오디오를 접하게 됐고 이제는 카오디오가 없으면 살수 없을 정도로 생활의 일부가 됐다. 김씨가 제주지역장을 맡고 있는 MSC(MobileSoundClub)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카오디오 마니아들의 모임이다. 제주에서는 20~30여명이 활동중이다.
 그의 카오디오 사랑은 남다르다. 출퇴근 시절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지만 카오디오가 곁에 있어 지루하지 않다. 일이 끝나면 큰일이 없는 한 그들의 아지트인 도내 모 카오디오센터를 찾는다.
 음악감상을 위해 한동안 차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카오디오에 몰두하게 되면 먼저 CD데크부터 바꾸죠. 다음에 스피커와 앰프, 우퍼를 답니다"
 차 문짝에 달린 트위터(고음역대 재생 스피커), 미드 스피커와 트렁크에 달린 커다란 우퍼, CD데크가 전부일 정도로 단출했다.
 하지만 소리는 단출하지 않았다. 고음역은 부드러우면서도 품위있게 뻗어 나왔고 미드레인지는 탄탄했다. 또 적절한 저음역은 차 전체를 감싸 분위기를 압도했다.
 
 # 카오디오 이모저모
   
 
   
 
 카오디오는 크게 소리의 품질을 좋아하는 SQ(Sound quality)쪽과 음량을 중시하는 SP(Sound power)로 나뉘는데 김형석 지역장은 SQ쪽이다.
 SQ계열은 고음과 중저음을 아우르는 고른 음역과 섬세한 표현을 중시한다. 반면 SP쪽은 요란한 외양과 음압을 중시한다.
 마니아는 데크에서 앰프, 스피커 교체에 우퍼장착 등의 과정을 단계적으로 밟게 되는데 마지막에는 시스템을 전부 바꾸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대부분 마니아는 인터넷 중고장터를 이용해 시스템을 하나씩  구입해 직접 설치한다.
 차는 사실 음악 듣기에는 좋지 않은 환경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차 도어를 뜯어내는 개조가 필수적이다. 특히 5년 이상된 중고차는 방진재와 방음재를 덧대어 차체의 떨림을 줄여야 한다. 차문짝을 스피커의 울림통으로 쓰기 위해 별도의 장치도 해야 한다. 겉보기엔 단출하지만 내부는 복잡한 노하우가 숨어있다.
 
 # 초보자가 입문하려면
 초보자가 카오디오계에 입문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동호인들은 카오디오숍에 가서 고가의 최신 명품 오디오를 구입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찾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야 된다는 것.
 일단 동호회에 가입한 뒤 오프라인 모임에서 회원들의 오디오 소리를 듣고 조언을 받아야 한다. 또 한꺼번에 오디오와 스피커를 바꾸기보다는 하나씩 손보는데에 묘미가 있다.
 올해부터 카오디오에 푹빠진 김정훈씨(29)는 "비싸다고 좋은 소리가 나는 것은 아니다. 카오디오는 자기 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에 데크쪽을 업그레이드 해볼 생각이다"라며 "기존 데크도 괜찮았지만 이번에 다른모델로 바꿔 어떤 소리를 들려줄까 기대를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떨린다"고 말했다. 글·사진 최충일 기자 benoist@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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