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세상 다리되어> 제주여성자원봉사센터

   
 
  ▲ 제주여성자원봉사센터 김옥랑 회장. 그는 엄마·아내·CEO·학생 등 1인 다역의 바쁜 와중에도 18년째 남 돕는 일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여자들이 나서서 뭘 할 것이냐. 집에서 밥이나 하지" 20여년전 제주여성자원봉사센터 회원들에게 쏟아진 비난이었다.

 1991년 설립된 제주여성자원봉사센터는 1987년 제주여성인력은행이 모태가 되어 미용, 옷수선 등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한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김옥랑 회장(54·선일건설 대표)은 "여성들이 주체가 돼서 어떤 일을 한다는 자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다"며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응원을 해 주신다"고 말했다.

 현재 여성자원봉사센터 회원은 36개팀, 500여명. 강산이 두번 바뀐 세월만큼 식구도 늘었고 그간 해온 일도 많다.

 김옥랑 회장은 회원들은 연중 사회복지기관을 방문, 이,미용봉사, 바지 및 옷만들기, 침구 및 옷수선, 목욕봉사, 청소 및 빨래, 식사준비와 식사제공, 생일잔치, 민요, 장구 가르쳐 드리기, 종이접기 등의 봉사를 실시, 1년 365일 쉴 틈이 없다고 했다.

 이를 위해 회원들은 자원봉사 교육을 수료하고 팀을 이뤄 다양한 교육을 받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10년이 넘도록 직접 만들어온 무공해 유자차다. 이 유자차는 회원들이 직접 키우고 담궈 그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인다.

 지난 21일과 22일에도 회원 100여명은 2.4㎏ 유리병에 든 판매용 유자차 3000병을 만들었다. 지난해에도 유자차 2500병을 판매, 1400여만원의 수익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 기탁했다. 기탁금은 저소득층 학생의 급식비를 지원하거나 사회복지시설의 노인들에게 의류와 식사 등을 지원했다.

 또 10년동안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지원해왔다. 혼자 사는 노인 15가구와 조손가정에 김치를 만들어 나눠주고,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에서 해안경비를 담당하는 서부경찰서 소속 의경들에게도 매달 김치를 배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 모든일이 "어려운 사람을 돕고자 하는 '여성', 우리 회원들의 마음이 한 데 모였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시간이 남아도, 여유가 있어도 '마음'이 따르지 않으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 봉사이기 때문이다.

 그 역시 18년째 봉사활동을 해왔다. 여성, 주부, 엄마, 아내, CEO 등 많은 수식어가 따라붙지만 봉사를 게을리 하지 않으려고 애써왔다고. 김 회장은 2003년 딸과 함께 나란히 대학에 입학했고, 올해 제주대학교 행정대학원에 입학했다.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싶어서다. 그는 현재 동려 청소년학교 교장이기도 하다.

 김옥랑 회장은 "힘들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 20년동안 회원들 또한 어머니의 마음으로 힘든 사람들을 위해 봉사를 해왔다"며 "우리의 활동이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힘과 용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글·사진 오경희 기자>
 
 행복은 마음에 있다. 마음이 행복하면 세상 누구보다 부자가 된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오늘도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빛이 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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