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지시로 반드시 치르도록 되어있는 사범대 면접시험이 '수박겉핥기식' 수준에 머물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대 사범대는 18일 면접시험을 치르고 총점 1000점의 5%인 50점을 성적에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면접시험의 변별력이 부족한데다 면접평가서 항목이 여전히 구시대적 발상에 머물고 있어 수험생들의 개성과 특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대학측은 “평가서 작성은 면접일 2∼3일 전에 총장이 위촉한 1∼2인에 의해 작성된다”며 “공정성 확보를 위해 철저히 보안을 거치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렇게 작성된 2000학년도 면접평가서가 20개 항목 중 19개 항목은 99학년도 평가서 항목과 똑같고 1개 항목만 다를 뿐이다.

게다가 문항별 평가내용도 솔직한 대답보다 ‘좋은 게 좋다’는 식의 답변을 할 때 점수가 높아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는 본의 아니게 부정직한 답변을 해야 할 판이다.

실례로 ‘사범대학 지원동기’를 묻는 질문에 “어릴 때부터의 꿈이었다”고 대답하면 3점,“점수 등의 여건으로 타의에 의해 지원했다”고 대답하면 1점이 주어진다.

교사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정직과 양심이라고 볼 때 교사가 될 학생을 선발하면서 정직한 학생에게 불이익이 돌아갈 수도 있는 평가방식인 셈이다.

면접에 참여했던 사범대 K모교수는 “학교측에서 면접에 의해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가 없도록 하라는 당부가 있었다”며 “창의적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입시때부터 수험생들의 다양성을 평가할 수 있는 평가문항 출제와 평가방법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례로 지난 10일 치러진 서울대 국어교육과의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을 외워보라”는 식의 물음은 앞으로의 면접시험 방식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좌용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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