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속담]국을 많이 먹으면 장모 눈 자부라진다

장 모 : 밥 먹엉 와시냐?

(밥 먹고 왔니?)

사 위 : 아니마씨.

(아닙니다.)

장 모 : 국 멩글곡 밥 영 가키여.

(국 만들고 밥 차려서 가겠어.)

사 위 : 옛날 국 곡 밥  때 보리낭 은 검질로 헷수과?

(옛날 국 하고 밥 할 때 보릿짚 같은 검불로 했습니까?)

장 모 : 경 멍 살앗저. 요즘 정말 펜한 시대주.

(그렇게 하면서 살았지. 요즘은 정말 편한 시대지.)

사 위 : 맞는 말이우다.

(맞는 말입니다.)

장 모 :“국 하영 먹으민 가시어멍 눈 멜라진다”는 속담 알아지크냐?

(“국 많이 먹으면 장모 눈 자부라진다”는 속담 알아지겠는가?)

사 위 : 잘 모르쿠다. 무신 말이꽈?

(잘 모르겠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장 모 : 옛날은 보리낭 은 검질로 밥이영 국 엿저.

(옛날은 보릿짚 같은 검불로 밥과 국 하였지.)

경 난 정지엔 네가 팡팡 낫저.

(그렇게 하니까 부엌에는 연기가 팔싹팔싹 났지.)

사 위 : 네가 눈더레 들어가민 눈 아파시쿠다양.

(연기가 눈에 들어가면 눈이 아팠겠습니다.)

장 모 : 사위 국 하영 먹젠 민….

(사위 국을 많이 먹으려고 하면….)

사 위 : 보리낭 은 거 하영 너엉 불 부쪄사 다.

(보릿짚 같은 것 많이 넣어 불 붙여야 한다.)

장 모 : 경 영 네가 눈더레 하영 들어가민, 눈이 멜라지는 거주.

(그렇게 하여서 연기가 눈에 많이 들어가면 눈이 자부라지는 것이지.)

옛날 부엌에서는 아궁이에 불을 붙여서 밥을 짓고 국을 끓였다. 어머니들은 부엌에 가득한 연기와 솥에서 모락모락 나오는 김이 장모님의 눈가에 닿게 마련이었다. 그러면 반사적으로 눈물도 나고 기침도 나고 고역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그래서 사위가 처가에 모처럼 들러서 국을 많이 먹게 되면 장모는 국을 많이 끓이는 고역을 치러야 하므로 장모의 눈이 상하게 된다는 뜻이 담긴 속담이다.

 

하영 : 많이                   가시어멍 : 장모

멜라지다 : 자부라지다    네 : 연기

보리낭 : 보릿짚             부쪄사 : 붙여야

정지 :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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