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미래를 일구는 농업인들] 고명진씨
친환경재배법 도입 유기질 비료 직접 제작
젊은 농업인 모임 통해 영농조합 꿈도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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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9900㎡ 규모의 과수원에서 시설하우스감귤, 비가림 감귤, 노지 감귤, 신품종인 황금향 등을 재배하며 연간 2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감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품질 감귤 재배 방법은 무엇이든 도입하고 실천한다.
그의 과수원은 서귀포 지역에서도 따뜻해 감귤 맛이 좋기로 소문난 신효동과 하효동에 있지만, 재배환경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으로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감귤을 생산하고 있다. 영농일지를 작성해 전정 시기와 비료 살포 시기 등을 데이터화 해 나무마다 생리 상태를 지난해와 비교하는 등 데이터 농법도 실현하고 있다. 특히 고유가 시대에 대비해 새로운 품종을 도입하기 위해 신품종인 세토미 등을 육묘하는 등 농산물 수입개방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작목을 과감히 전환하고 있다.
# 물을 아끼면 당도가 높아져
젊은 농업인 고명진씨는 "관행농법을 탈피하고 욕심을 벗어야 고품질 감귤을 생산할 수 있고, 농산물 개방화 시대에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고품질 감귤 생산 비결에 대해 '욕심을 버릴 것'을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욕심'은 생산량만 늘리기 위해 관행 농법대로 물을 많이 사용해 감귤 무게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물을 아끼면 감귤 무게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단위 면적 당 생산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돈을 벌 수 없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의미다.
물 관리가 고품질 감귤 생산의 첫 걸음 이란 것은 감귤 재배 공식이 된 지 오래지만 단순한 이 공식을 활용치 않는 농가는 아직도 있다. 사실 물을 많이 사용하면 감귤 열매 무게를 올릴 수 있어 단위 면적당 생산량은 증가한다. 그러나 생산량은 증가하지만, 당도는 떨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 당 당도 10브릭스 감귤 3000㎏를 생산하는 농가가 당도 1브릭스를 올리기 위해 물을 적게 주면 생산한 감귤 무게는 600㎏ 가량 줄어드는 등 생산량이 20% 가량 감소한다. 물을 적게 주면 감귤에 수분함유량이 떨어져 무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귤 무게는 줄어들지만 그만큼 당도는 높아져 맛 좋은 감귤을 생산할 수 있다.
# 고품질 감귤을 소비자에게 
물을 아끼면서 고품질 감귤을 생산하는 고씨는 친환경 농법을 위해 유기질 비료를 직접 제작하고 있다. 유기질 비료를 직접 제작하면 영농비는 줄어드는 장점은 있지만 좋은 유기질 비료 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하고, 비료를 만드는 수고를 해야 한다.
자신이 재배하는 나무의 생육상태와 토질, 기후 등에 대한 면밀한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는 고씨는 자신의 감귤나무에 적합한 유기질 비료를 직접 제작해 사용, 도내에서 내로라하는 감귤을 제치고 최고의 감귤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고씨는 감귤농장에 선과기를 설치해 그날 수확한 감귤을 그날 출하하기 때문에 신선도가 아주 좋다. 감귤을 수확하는 데로 선과기로 감귤 크기를 선별해 포장하고, 배송하는 것이 하루만에 이뤄지다 보니 감귤을 비롯해 다른 과일보다 신선한 고씨의 감귤은 대도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좋다.
이와 함께 고씨는 하우스 감귤 극조생을 조기가온 후 180일에 첫 수확을 실시하고, 일반조생은 가온 후 200일 만에 수확을 한다. 그는 가온을 할 때 연료비를 아끼지 않는다. 가온 초기 연료를 많이 사용해 온도를 높여주면 그만큼 당도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처럼 가온을 위해 연료를 과감하게 투입한 그는 당도 13브릭스 이상, 산도 0.8 정도의 감귤을 생산해 ㎏당 8000원에서 1만원까지 받고 있다. 또 그가 생산한 하우스 감귤은 서울과 대구 등 대도시 지역 백화점에 전량 납품되고 있다.
그는 "가온 초기에 고온을 유지하기 위해 연료를 많이 투입하지만 이 시기에 온도를 높여주는 것은 감귤 당도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나중엔 연료를 줄일 수 있어 연간 연료비는 다른 농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고씨는 일반 농가가 수확이 끝난 후 전정을 빨리 시행하는 것과 달리, 수확이 끝난 후 전정하기 전에 우유를 발효시킨 유산균을 시비한다. 수확이 끝난 후 유산균을 과수원에 공급하는 것은 나무 수세를 빨리 회복시킬 수 있어 이듬해 감귤꽃을 많이 달리게 할 수 있다.
고씨는 "감귤나무 전정보다는 나무 수세를 회복시키는 것이 관행농법을 탈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 수눌음 친환경공동체 결성
고씨는 지역내 뜻을 같이하는 젊은 농업인 8명으로 구성된 수눌음 공동체인 '효돈 농·사·모"를 결성했다.
농사모는 하우스 비닐 작업할 때 회원 농가를 돌아가며 일손을 돕는다. 농사모는 단순한 수눌음 농업 모임을 벗어나 농가 견학과 공부 등을 하는 고품질 감귤 생산을 위한 젊은 농업 경영인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다.
젊은 농업인들은 현재 영농조합법인 설립의 꿈을 이루기 위해 회원 농가에서 일손을 도울 때마다 인건비를 받지 않고, 적립하고 있다. 영농법인을 통해 고품질 감귤을 공동으로 생산하고, 공동 출하를 통해 농가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전문 감귤농업인으로서 시설재배 등을 통해 새로운 품종과 재배작형을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재배기술 연구를 통해 선진 영농 기술을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