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속담]해녀 아기는 사흘이면 삼태기에 눕혀두고 물질한다
해순이 어멍 : 복순이 어머니, 무사 물질허레 나와서? 메역국 먹은 지 메칠 지낫덴 나와서?
(복순이 어머니, 왜 물질하러 나왔니? 미역국 먹은 지가 며칠 지났다고 나왔느냐?)
복순이 어멍 : 어떵 말이우꽈. 집이 이시민 누게 밥 멕여 준덴마씨? 아이덜은 커 가곡 서방은 뭣사 헴신디 돈 벌어오젠 는 기색은 엇고 아이덜은 밥 주렌, 젯 주렌 울멍 타령허는디 물질허레 아니 나올 수 엇수다.
(어떻게 말입니까. 집에 있으면 누가 밥을 먹여 준답니까? 아이들은 커 가고 남편은 무엇을 하는지 돈 벌어오려고 하는 기색이 없고 아이들은 밥을 달라, 젖을 달라 울면서 타령하는데 물질하러 아니 나올 수가 없습니다.)
해순이 어멍 : 경헤도 이건 너무헴쩌. 애기 낭 쉬지 안헹 일민 꽝도 삭아불고 몸도 하영 축나불건디 어떵 헐 거라?
(그렇더라도 이것은 너무한다. 아기 낳아서 쉬지 않고 일하면 뼈도 삭아 버리고 몸도 많이 축날 것인데 어떻게 할 것이냐?)
복순이 어멍 : 수 잇수과? 내가 물질이라도 헤사 우리 식구덜 멕여 살릴 거 아니우꽈?
(할 수 있습니까? 내가 물질이라도 해야 우리 식구들 먹여 살릴 것 아닙니까?)
해순이 어멍 : 아이고, 우리 불쌍한 녀 생활, 바당이라도 꼼 자그네 펜안이 물질헤시민 좋키여. 복순이 어머니! 메역이영, 구젱기영, 전복이영 많이 따라 이.
(아이구, 우리 불쌍한 해녀 생활, 바다라도 조금 잔잔해져서 편안히 물질하였으면 좋겠다. 복순이 어머니! 미역이랑, 소라랑, 전복이랑 많이 따라 이.)
제주 해녀의 경우는 분만한 다음 평균 열흘쯤 뒤에 다시 물질에 뛰어드는 게 한 마을을 조사해본 결과였다. 그러나 고작 사흘을 내세운 것이나 아기의 잠자리로 삼태기가 등장한 것은 분명 과장이다. 사흘이라고 해야 며칠 후라는 뜻이 선명하며, 삼태기를 내세움으로써 눕힐 자리를 정갈하게 가리지 않는다는 그런 사정을 인상적으로 그렸을 뿐이다. 아기를 눕힐 자리가 하필 삼태기라야 할 까닭은 없지마는, 속담에서는 이렇게 인상적이고 독특한 어휘를 끼워 넣어야 잘 기억되고 그 전승력도 강하다.
녀 : 해녀 사을 : 사흘. 3일
체 : 삼태기 메역 : 미역
구젱기 : 소라 자다 : 출렁이던 파도가 잔잔해지다
<자료제공=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