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기획/"어멍아방 영 살앗져"] (26)초집광 태풍

   
 
  ▲ '병문천을 삼킨 태풍'(1981년 태풍 '애그니스' 내습때 모습. 「사진으로 보는 제주역사2」중)  
 
사라호 태풍이 어떵사 커신디 추석멩질 리랏주
큰 폭낭 뿌리차 메여전 누원 이신 게 눈에 선주

남은 펭 족은 초집의 살앗주.

늦인 름 어느날산디 일화는 누이덜광 입보단 더 큰 물웨를 우작우작 씹어먹으멍덜 미지게 바리는 게 이섰주. 초가집 정지 처나반의 걸쳐진 낭덜 이로 베염광 중이가 싸우는디, 중이는 베염 꼴랑지더레만 려들엉 물젱곡 베염은 진진 몸뗑이 늘짝늘짝 기멍도 까메기수까락 달믄 데가리로 중이 물젱 조차가곡 는 게 좋은 구경거리랏주. 경멍도 손가락으로 베염을 리치진 안여서. 베염신더레 손가락질 민 손가락이 썩어븐뎅 어른덜이 라낫주.

베염신디 중이가 아명 라부텅 싸와봐도 이기질 못주기. 재기 아나브러사 는디, 그 시 어디산디 새끼덜 이서난 생이라. 경난 죽자살자 싸와실 거라. 말짜엔 베염이 중이를 폭기 물언게마는 이녁 몸뗑이 보다 진 중이를 이 음막게 지는디, 중이 꼴렝이장 다 져지난 몸뗑이 가운듸가 부글락 냥 구석 고망더레 르르 들어가브럿주.

그날도 어머니가 밧듸 가멍 보리 망 놔두렌 라둰 갓주. 아의덜은 베염도 엇곡난 보리 두어사발 낭푼이레 거려놘 물로 두어번 씻은 후제 솟더레 담안, 솟강알에 콩고질 놘 화곽불로 불 살르난 탁 탁 소리내멍 불이 부텃주. 부지땡이로 숙댁여가멍 고개 데왕 후후 불멍, 눈물 찰찰 나 가멍 불짇엄시난 물이 꿰여가는 거라. 경멍 물 뜨게 무는 거주.

를은, 어머니가 밧듸서 려오멍 “야, 일화야! 큰일낫저. 한락산에 뭉갈뭉갈 구름덜 려안지는 거 보난 태풍 옴직 다. 저 저 우영팟듸 밧담덜 날라오라 지붕 지들루게.” 멍 막 와리는 거라. “예, 알아수다” 멍 일화는 사름 데가리만 납작한 돌덜 부지런히 날라단 어머니영 찌 초가지붕 돌아가멍 지들뢋주. 아닌 게 아니라 밤 늦언 지픈  들어신디 어머니가 “아이구 일화야, 얼른 나오라 지붕 불렴시녜.” 멍 웨울르는 거라. 바꼇듸 나오란 보난 비름이 팡팡 치는디 지붕 구석이 름에 련  더 불려가는 거라. 눈 트지 못만이 오는 큰 비 맞이멍, 얼언 이빨  털어가멍, 어머니영 들러져가는 지붕마다 돌덜 지들루멍 밤새낭 지켯주. 경 씨름염시난 름이  자는 거라.

잇날읜 태풍이 무사 경 하신디사  해에 두어번썩 못전디게 굴엇주. 사라호 태풍이 어떵사 커신디 일화가 국민교 일년 추석멩질 리랏주. 교가는 질 어염에 큰 폭낭이 뿌리차 메여전 냇창더레 누원 이신 게 지금도 일화 눈에 선주.

경 불려븐 지붕 새로 일젱민 웃드르 목장 어염의나 소낭밧 구석의 강 각단도 비곡 새도 비영 라번 등짐으로 지여당 줄도 놓곡 지붕의도 씌왕 일어낫주.

태풍이 지나가나민 냇창에 내가 크게 터지주. 냇창 듸 싯당 물에 끗엉 쉐광 사름덜 죽어나서.  번은 경 큰 내가 터져난 후제 일화가 누이 희순일 업언 장의 간 어머니 마중을 갓주. 벵문내 리를 넘어가사 는디, 그때는 지금치 노픈 리보단 냇창 우터레 돌담 다왕 세멘 꼼 른 그런 세월덜이 더 하나서. 내 터지민 그 우의로 물이 넘어가주. 그런 리 넘어가당 어른덜이영 아이덜이영 라이 끗어가브러낫주.

일화는 집의 만이 셔도 되주마는 어머니가 풀떡이나 무신 거 사올 거 달만 먹을 커에 두린 거랏주. 희순이 업언 벵문내 리 가운듸쯤 가난 물이 쎄연게마는  리 어염더레 밀려가단 리 알더레 확 끗어브럿주기. 정신이 시여서게 어떵어떵 들락거리다 보난 큰 바위 나 심어젼 그 우터레 나왓주기. 경디, 조상님덜이 도왜신디사 왼착 로 누이를 등에 끈 업어젼 신거라. 아이구 랑 몰라 그때 생각민 지금도 섬지그랑메. 지나가던 사름덜이 오누이를 물 바꼇더레 아뎅겨주곡 염시난 어머니가 장의서 왐서. 오누이 꼴덜 보난 너믜 놀레여질 거 아니? 막 울멍 일화를 와작착 와작착 려졋주기. “이 놈의 새끼야. 집의 만이 꾼데져 잇주기 무시거레 나사시니게!” 멍.

그날 어둑어 갈 때, 어머니가 일화영 누이영 련 그 벵문내 리에 간게마는 동네 심방 불러단 넉들여 주는 거라. 심방이 무신거엔 람신디사 혼차 중중거리곡 웨우르곡, 어머니는 양착 손으로 싹싹 빌곡, 경당 심방이 일화 양지더레 아프게시리 을 라번 뿌리곡 엿주.

그추룩 라가지로, 잇날 멜라져가는 초집의 살 땐 비름에 하영 못전뎌 낫주. 비름도 똑 밤중의사 하영 와나서. 불려븐 지붕으로 물이 괄괄 들어오는 것사 어떵 여볼 수가 읏엇주마는 벡름으로 물이  들어와 가민 헌옷으로도 막아보곡 하여간의, 이불을 른 바닥더레 끗어뎅기멍 눅곡, 비름만 쳐가민 어머니는 어떵사 와리곡 들아가는지 시도 만이 잇들 못여나서.

정지가 구들이나 삼방보다 아나서. 게민 집더레 들어오는 물덜은 거자 정지레 모다드는 거라. “이레덜 저 오라게.” 멍 어머니가 불러가민 일화영 누이덜  정지에 강 낭푼이 나썩 들렁 밤새낭 물을 퍼내곡 엿주. 경여놩 아칙이 밥젱 민 지들것덜이 젖어브난 불이 잘 부트카 제우제우 밥도 곡 여나서. 름 자민 지붕의 지들뢋던 돌담덜 령 밧듸 강 잘 다우곡, 불려븐 지붕은 어욱이나 새 비여당 씌우곡 새낏줄로라도 임시 무껑 놔두곡 여낫주.

경고, 요놈의 태풍이 초집만 못살게 여시카브덴? 태풍 부는 리가 똑 일년 농  물아 갈 때주기. 꽤도 막 익어가곡 콩도 참 물 때주. 웨나 수박덜은  가불아브런 거자 엇어질 때주마는, 태풍  번 후려블민 콩도 거꺼져 꽤도 거꺼져, 제우 들어산 물덜 털어블곡 남은 것덜도 잘 익들 안엿주기. 요조금도 태풍 와가민 하영 들아지주마는 잇날 농 하영곡 초집의 살 때는 요놈의 태풍이 잘도 미와나시메.

그때가 이거 어는제라. 어둑억 악 그 시철이  십년 넘어사시난 잇날말이옌 영 라지는 거주기.

글 양전형 시인·㈔제주어보전회 운영위원

㈔제주어보전회(www.jejueo.com) 제공

 

*꿰다:끓다
*지들루다:지지르다
*리:무렵
*섬지그랑다:섬뜩하다
*다우곡(답다:(담을)쌓다)
*가불아브런(가불다:한물 지나 다 되어가다)
*거자: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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