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번째 이야기 - 용의 성정이 부드럽고 온화하면 수세 또한 용의 성정을 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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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대오름 서사면으로 흘러내리는 지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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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북사면 주변사 족은·큰바르메 | ||
어미 한라산에게서 분맥한 서쪽으로의 지맥은 영실로 뻗어나가 그중 한갈래가 한대오름 빈네오름 퐁낭오름 괴오름을 거쳐 어음방면인 새별, 이달, 정물, 금악 가마, 새신, 저지로 이어져 고산의 당오름과 수월봉을 거쳐 차귀도로 내려간다. 노로오름에서 안천이 오름을 거쳐 족은 바르메와 큰바르메를 거쳐 노꼬메로 흘러 내리는 지맥사이에서 물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유유히 행룡하는 용이다. 등뒤로 한라산 어미와 형님들이 병풍을 두른듯 비호하고 얼굴 앞으로는 좌선하던 한대오름의 좌청룡지맥이 안대를 이루며 서에서 동을 감아돌아 안대를 이루니 어병금대(御屛錦帶)의 안산을 이룬다. 뒤로는 병풍을 치고 허리에는 금대를 드리웠으니 혈은 얼굴앞과 허리띠에 있다. 벼슬이 높고 부귀공명을 얻는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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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대오름 조당 안 - 물이 모여들어 취면수를 이룬다. | ||
한대오름 좌선용의 기운을 가득 머금은 용의 등줄기를 만나려거든 안천이 오름곁으로 난 길을 따라 걷다가 개활지를 먼저 만나야 한다. 개활지에서 좌선하는 용세가 강해지며 개활지가 끝나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웅덩이 늪지로 가는 길이 보이고 한대오름으로 가는 작은 길이 보인다. 한대오름 용은 동녘자락의 초원에 머물러 세를 모아 남쪽에 현무봉을 일으킨다. 이 넓고 평평한 초원에서 한대오름을 만들기 위해 준비중인 용의 기운이 모아진다. 평평하고 밋밋하여 지나치는 땅이라 가벼이 여길수 있으나 이땅은 평온하게 열려있는 땅인지라 한대오름용이 현무봉을 일으키기 전에 숨을 고르고 기운을 응집하는 곳이다. 숨을 고르며 나지막이 엎드려 기운을 모으는 땅이니 이 초원에 발을 딛거든 잠시 동에서 서를 바라보고 지그시 눈을 감으면 현무봉을 일으킬 준비하는 용의 등줄기에 모아진 기운을 등뒤에서 받으며 행룡의 동기(同氣)에 감응할수 있을게다. 조안은 주인산 앞에 있는 산을 말한다. 앞에 있는 산을 안산이라고 하며 안산 너머의 산을 조산이라 한다. 안산이 있으면 앞이 허하지 않고 수습이 되며 주밀하여 사방이 단아하게 모여들면 가히 길하다. 한대 현무봉 앞에는 행룡을 계속한 청룡이 안산을 이룬다. 앞이 허하지 아니하고 수습되어 물을 모으니 주밀하고 단아하여 길기가 머무는 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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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선용 한대오름의 현무봉 | ||
좌선(좌에서 우로 행룡)하여 남에서 현무봉을 일으킨 한대오름의 얼굴앞은 북쪽으로 열려있다. 좌선하여 행룡을 계속한 용이 서를 감아돌아 얼굴앞으로 안대를 이루며 스스로 안산을 이룬다. 한대오름주위에서 생성되는 물은 안덕계곡의 발원지로 남서행류(南西行流)하다 작은병악 주위에서 지류가 나뉘면서 남하하여 창천리, 감산리 마을을 지나 바다로 유입된다. 한대오름의 자락자락이 장류 하천의 모태가 되며 현무봉 얼굴 앞으로는 주변 모든 물이 혈앞 명당에 모여들어 취면수(聚面水)를 이룬다. 취면수는 최고의 상격으로대부대귀하는 수세이니 그 부귀를 가늠하기 어렵다. 명당이 평탄하고 고요하여 물이 들어오는지 나가는지를 가늠하기 어려우니 참으로 부귀한 수세(水勢)를 취하는 용이다.
수세는 변화하는 용의 성정을 닮는다. 한대의 용이 고요하고 평온하니 수세 또한 그와 같다. 호종해야 할 주인용을 닮는 게다. 사람도 이와 같다. 따르고저 하는 이가 부드럽고 고요하면 함께 부드럽고 고요하며 따르고저 하는 이가 거칠고 험악하면 함께 거칠어지게 마련이다. 사람은 그리하여 따르고저 하는 이를 가려야 한다. 허나 수세는 용을 가릴 수 없다. 행룡하는 용의 곁을 묵묵히 호종하여 따를 뿐이다. 용의 귀함은 물로 인해 이루어지고 군자의 귀함은 그를 따르는 이들의 선행함으로 이루어지는 것과 같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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