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보내고 다른 천년을 맞아들이는 설렘은 비단 사람들만의 것은 아닌 모양이다.

  23일부터 2월7일까지 포토갤러리 자연사랑에서 열리는 ‘가는 천년 오는 천년’전에서는 사람 못지않은 흥분과 기쁨을 표현한 카메라 렌즈를 만날 수 있다.

 신상범·이경서·고길홍·현을생·박훈규·김기삼·신용만·서현열·강정효·서재철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도내 사진가 10명이 참가한 이번 전시회는 전시장 가득 시간의 흐름을 끌어다 놓았다.

 ‘…오는 천년’전은 “시대의 교차점에서 뭔가 남겨놓아야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출발한다.그래서 계획한 것이 1999년 12월31일 낮12시부터 2000년 1월1일 낮12시까지 ‘원데이 슈팅(Oneday Shooting)’.개인적인 느낌보다는 렌즈가 투영해 내는 세상 들여다보기에 포커스를 맞췄다.‘오랜 기다림’의 과정보다는 ‘순간 포착’이라는 사진예술의 성격을 강조한 것도 이번 전시의 특징이다.

  렌즈는 한라산 설경을 붉게 물들이는 일출 장면과 2000년 첫날을 축하하듯 빛을 발하는 유성의 무리 등 자연의 감흥에서부터 새천년 대화합 축제가 펼쳐진 제주시의 흥분된 모습과 들뜬 표정의 칠성로 거리표정 등 사람들을 잡아낸다.

  즈믄동이의 첫 울음과 멀리 고개를 들어 첫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고동 소리 등 새천년 첫날에만 만날 수 있는 피사체들도 저마다의 특색있는 언어로 새희망을 얘기한다.

  새천년을 맞이한 기쁨을 나누는 사람들로 넘치는 행사장 풍경이 주를 이루지만 ‘만감이 교차하는’ 전시장은 사진을 통해 당시 다짐했던 각오와 희망을 되새길 수 있는 기회를 준다.2월7일까지 40여점이 전시된다.전시문의=743-3360.

  한편 22일까지 포토갤러리에서 열리는 서재철씨의 ‘해뜨고 지는 섬,제주’은 24일~2월7일까지 제주국제공항 2층 대합실에서 이동 전시된다.

  민족최대명절인 설날을 맞아 제주를 찾은 귀향객과 관광객들에게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일출·일몰의 23가지 얼굴을 소개,제주에 대한 애정을 느끼게 한다는데 이동전시의 목적을 두고 있다.<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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