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미래를 일구는 농업인들> <52>경주마 사육농가 정성목장 대표 임상윤씨
국내 최초 3관마 달성한 경주마 생산…경매에선 최고가 4번 기록 
▲ 임상윤씨는 국내 최초로 3관마를 달성하는 것은 물론 경주마 경매에서 4번이나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등의 명마를 생산하며 명성이 높다.
목장에 돌멩이까지 관리하는 '정성'과 성공에 대한 '믿음'이 비결
# 좋지 않은 사육 환경에서 최고마 생산
지난 2008년 10월 서울 경마공원에서 국내 경마역사상 열번째로 은퇴식을 갖고 경주로를 떠난 명마 '제이에스홀드'를 길러낸 정성목장 대표 임상윤씨(58·중문동). 그가 최고의 경주마를 생산하기까지는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제이에스홀드'는 지난 2007년 뚝섬배(GⅢ) , 코리안더비(GⅠ), 농림부장관배(GⅡ)를 연거푸 제패, 야구 메이저리그로 치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는 것과 같은 은퇴식을 갖은 국내 최초의 삼관마를 달성한 명마다.
임상윤씨는 지난 2009년 11월24일 KRA한국마사회 제주경마본부가 제주경주마목장 경매장에서 실시한 2009년 마지막 경주마 경매에 상장한 말이 1억원에 낙찰된 것을 비롯해 경주마 경매에서 4번이나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국내 경주마 생산 농가 가운데 명마를 생산하는 농가로 이름이 자자하다.
사실 국내 최고의 경주마를 생산하는 임씨의 목장은 경주마 사육엔 좋은 환경이 아니다. 서귀포시 색달동 중산간에 위치한 정성목장은 임씨의 손길이 닿기 전엔 돌과 잡초, 덩굴, 나무가 뒤섞인 야산이나 다름없었다. 작은 돌멩이라 할지라도 말발굽을 상하게 해 명마를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경주마 목장엔 돌멩이 하나도 없어야 한다.
정성목장은 경주마 사육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이곳에서 자란 말은 줄곧 '최고' '국내최초' '명마'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 후계자 아들과 일구는 목장 
▲ 임창윤씨가 운영하고 있는 정성목장 전경.
해발 610m 한라산 중턱에 자리한 정성목장에는 임씨의 정성과 연륜, 임씨 아들의 열정과 꿈이 묻어나는 곳이다. 임씨는 소와 돼지를 사육하던 중 1993년 한국마사회로부터 씨암말 2마리를 분양받아 경주마 생산에 발을 들여놨다. 경주마 생산은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경마는 도박'이란 주변 인식이 부담이 된 것도 사실이다. 또 경주마 생산 목장이 많지 않았던 당시엔 경주마 육성 경험이 부족해 숫하게 어려움을 겪었다.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제주마 사육 농가는 서귀포시 85곳, 제주시 221곳 등 모두 306곳이다. 또 경주마 사육 농가는 서귀포시 48곳, 제주시 127곳 등 모두 176곳이다. 하지만 임씨가 경주마 사육을 시작할 때만해도 경주마 사육 농가는 32농가가 고작이었다. 경험과 상식이 없었던 임씨는 매년 교육을 받고, 목장을 개간하는 등 남보다 부지런히 일했다. 경주마 사육 초기 시설이 좋지 않아 새끼 말 한마리가 사육시설 통로에 끼어 폐사하기도 했다.
경주마를 사육한지 6년쯤 지나자 넓은 목장이 필요했다. 목장 부지를 임대하고, 돌과 나무를 치워 말이 뛰어놀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기 위해 10년이 넘도록 밤낮없이 일만했다.
특히 아들이 대학을 졸업한 직후 아버지의 후계자로 목장 일을 배우겠다는 뜻을 전하자, 그는 주저 않고 아들을 아일랜드로 보냈다. 그의 아들은 아일랜드에서 말똥 치우는 일에서부터 말 관리하는 법, 경매에서 좋은 말 고르는 법 등 말에 대한 모든 것을 배웠다.
임씨는 후계자 아들과 함께 현재 33만578㎡ 규모의 목장에서 씨암말 22마리를 포함해 모두 50마리의 말들을 관리하는 중견목장으로 만들었다.
이처럼 임씨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주마 생산에 정성을 쏟은 결과 그의 목장은 2002·2004·2006년 한국마사회로부터 최우수 경주마 생산 목장으로 지정됐다. 또 그가 생산한 경주마는 2006·2007년 코리안 더비 대상경주 우승을 비롯해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서울 경마공원 연도 대표마 선정, 마사회장배 대상경주 우승, 문화일보배 대상경주 우승, YTN배 대상경주 우승, 뚝섬배 대상경주 우승 등 명성이 자자하다.
이와 함께 임씨는 지난 2009년 경주마 경매에서 1억원을 기록한 것에 이어 같은 경매에 상장한 다른 말도 8500만에 낙찰, 이날 경매에서 낙찰가 1·2위를 동시에 달성했다. 임씨가 생산한 경주마가 최고가를 기록하는 것은 그의 세심한 관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는 경주마 경매가 이뤄지기 3~4개월 전부터 상장할 말을 관리하기 시작한다. 그는 상장할 말을 제시간에 말을 뛰어 놀게 하고, 걷게 하고, 마방에 들어오게 하는 등 생체리듬을 경마장에서 경주마를 관리하는 시스템에 맞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조교가 가능토록 한다.
임씨는 "말은 소와 달리 발굽 깎기, 말 다리 관리 등 사육이 까다롭다"며 "말 1마리를 기르는 것은 소 20마리를 사육하는 것과 버금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남들이 위험부담이 높다며 외면한 경주마 생산에 뛰어들어 부농의 꿈을 실현한 임씨는 "한국 최초의 삼관마는 물론 해외 유명경주에서 우승할 수 있는 경주마를 반드시 생산할 것"이라며 "현재는 외국에서 말을 수입하는 실정이지만, 앞으론 동남아 등으로 국내에서 사육한 최고의 경주마를 수출해 국내 무대가 아니라 해외 유명경주에 우리 말들을 내보내서 우승하게 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라고 밝혔다.
# 본격적인 말산업 육성에 뛰어든 행정
제주도는 예로부터 말의 고장이라 불리며 오랫동안 말이 사육됐다. 이는 제주 중산간 지역의 공동목장 등 광활한 초지 자원을 활용한 방목으로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어 다른 시·도에 비해 말 사육 여건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지난 3월9일 말산업육성법이 공포, 오는 9월 본격시행을 앞두고 있어 말산업 육성지원에 대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됐다.
이에 따라 서귀포시는 다른 가축과 달리 관광·레저산업과 연계해 활용분야가 다양하고 생산·육성·유통·소비단계에서 높은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 성장잠재력이 높은 말산업을 육성키 위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서귀포시는 지난 3월4일 제주마 산업 육성을 위한 T/F팀 위원회를 구성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3월7일 2012년 농림수산사업(마필산업육성)을 신청, 마테마 체험 마을 만들기와 재활 승마체험·휴양마을 등을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서귀포시는 말산업에 대한 육성정책과 승마 대중화를 위한 인프라 부족과 말 산업을 경마 등 사행산업으로 인식하는 부정적인 선입견, 승마장 대부분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단순 승마체험과 사진촬영 위주로 운영되는 문제점 등을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서귀포시는 승마인구 저변확대를 위한 승마아카데미를 운영하고, 말고기 소비확대를 위한 마케팅 강화, 농촌형 체험승마장 지원, 말 산업 거점지구 육성, 말 비육 전문농가 육성을 통한 마육의 고급화로 말산업 경쟁력 강화 등 말 산업 육성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 [기고]말산업육성법 시행을 앞두고 <김태유·서귀포시 축산과> | ||||||||||||
|
말산업은 말의 생산·사육·조련·유통·이용과정에서 파생되는 사육업, 경마, 승마에 관련된 사업행위다. 용도적 관점에서 보면 경마, 승마, 식용, 관상용 등으로 구분할 수 있고, 1차산업에서 3차산업까지 광범위하게 걸쳐 있는 융·복합산업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말산업육성법은 지난 3월9일 공포돼 오는 9월10일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말산업의 육성과 지원에 관한 사항을 지정해 말산업의 발전기반을 조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농·어촌의 경제활성화와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주요내용으로는 말산업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발전을 위해 5년 단위로 말산업육성에 관해 국가 차원에서 계획수립과 말산업특구 지정을 통해 해당 자치단체장이 특구진흥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한다. 특구내 말사업자에 대한 자금지원과 특구의 진흥에 필요한 행·재정적 지원과 세금감면, 국·공유재산 대부·사용에 특례를 인정하는 등 말산업 육성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말은 다른 가축과 달리 구제역, 광우병 등 가축질병에 대한 위험이 적고, 관광·레저산업과 연계한 활용분야가 다양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성장잠재력이 충분, 앞으로 행정과 생산자의 노력에 따라 많은 발전이 기대되는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서귀포시는 말산업 육성을 본격 실행하기 위해 말산업육성 T/F팀 구성·운영과 말관련 축제 이벤트를 본격 발굴하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타시·도 말산업 육성에 대한 사례에 대해 벤치마킹을 실시했다. 또 말산업 육성을 주제로 간부공무원 토론회를 개최해 승마인구 저변확대와 말 조련사 등 전문인력 양성, 마육 대중화를 위한 마케팅, 승용·비육마 전문생산농가육성, 관광산업과 연계한 말산업의 육성방안 등 말산업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계획 수립과 예산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결정했다. 말산업육성법 시행을 계기로 행정, 학계, 생산자단체, 말사육농가 등 관련분야가 말산업 발전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면 무한경쟁시대의 파고를 넘어 말산업이 농촌경제를 살리는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