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는 한 사회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중 신과 관련된 이야기다. 신화는 문자에 의한 문헌신화와 이야기 자체로 남아있는 구전신화로 나뉜다. 신화는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과 보편적인 감정을 보여주는 다양한 유형의 인물을 품고 있게 마련이다. 신화는 신이 해, 달, 별 등을 만드는 천지창조 이야기와 영웅이 시련과 고난, 투쟁을 겪어 나라를 세운다는 건국 이야기 등이 있다. 신화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비밀을 내포함으로써 인간이 자신을 비춰보는 영원한 거울 역할을 한다고 일부 학자들을 분석한다. 신화는 일본, 영국 등 섬 나라에 풍성하게 남아 있다.

제주도 신화 중 설문대신화는 창조 이야기, 삼성신화는 건국 이야기에 해당된다. 설문대신화가 문헌에 최초로 등장한 때는 1771년, 장한철의 「표해록」에 의해서다. 걸어서 서해를 건너와 한라산을 노닐었던 설문대할머니를 언급하고 있다. 설문대할망은 치마폭에 흙을 담아 제주와 한라산을 만들었으며 500명의 아들을 뒀다. 제주 특유의 여성 중심 사회를 이야기 형식을 빌어 잘 전해주고 있다.

삼성신화는 탐라국의 건국 이야기다. 고·양·부 3신인이 사냥을 하면서 지내다가 소, 말, 곡식 종자를 가지고 온 벽랑국 3공주와 혼인해 농경 생활을 시작해 탐라국을 건립했다는 이야기다. 기록된 문헌에 따라 바슷한 내용도 있지만 세부 이야기는 일부 다른 경우도 있다.

1920년대 영국 옥스포드에서 북유럽 신화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작가 2명이 역사적인 만남을 갖는다. 작가는 「나니아 연대기」의 C.S.루이스와 「반지의 제왕」의 J.R.R. 톨킨이다. 루이스와 톨킨은 1930년대 초반 '인클링스'라는 친목 모임을 만든다. 인클링스는 일종의 북클럽으로 남성들의 모임이었으며 회원들이 가져온 원고를 소리 내 낭독하고 낭독이 끝나면 비평이 이어졌다. 이야기가 이야기를 낳고 논쟁은 뜨겁게 달아올랐다고 한다. 이 북클럽 모임은 신화를 가공해 새로운 형태의 이야기를 만드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제주지역에도 최근 북클럽이 속속 등장해 낭독과 비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양한 제주의 신화라는 소재를 토대로 세계시장에 통하는 보편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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