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사랑 나누기] 도사회복지협의회 온누리봉사회

▲ 15일 오후 2시 제주시 화북1동 제주특별자치도사회복지협의회 공동 조리실을 찾은 제주동중 김보성·신지환·부혜준·김윤성·최민수 학생이 온누리봉사회의 밑반찬 만들기 활동을 돕고 있다.
21년째 이웃에 반찬 제공
대부분 10년 이상 활동
후원자·업체 등 확산 효과

"수고했다" "고맙습니다"

15일 늦은 2시 제주시 화북1동 제주특별자치도사회복지협의회 공동 조리실은 특별한 감사로 채워졌다. 겨울방학을 맞아 도사회복지협의회를 찾았던 김보성·신지환·부혜준·김윤성·최민수 학생(제주동중 2)은 예상 못한 따뜻한 경험을, 온누리봉사회(회장 홍태욱)는 계획에 없던 귀한 일손에 고마움을 전했다.

이제 열 다섯 살이 되는 남자 중학생들에게 홀몸 노인 등 도내 60가구에 전해질 밑반찬을 직접 만드는 일이 쉬울 리는 없었다. 김보성 학생은 "누군가를 위해 내가 뭔가 했다는 것이 뿌듯하다"며 "오늘 배운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온누리봉사회 올해로 21년째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밑반찬 봉사를 하고 있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주중에 이뤄지는 봉사 특성상 회원을 모으고 관리하는 일에서부터 식재료를 조리하고 대상 가정들에 전달하는 일까지 모두 사람 손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한 때 140가구이나 됐던 대상자는 현재 60가구로 줄었고 매주 두 차례던 조리 작업도 한차례로 조절했다. 비슷한 성격의 사업이 진행되면서 중복 지원을 제한한 때문이지만 마음 씀씀이는 더 커졌다. 얻어 오는 것 역시 많아졌다.

온누리봉사회의 반찬통에 절대 김치는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대상자들의 영양관리를 위해 육류나 어류를 이용한 반찬을 반드시 포함시킨다. 평일 오후 참여가 어려운 직장인 회원들은 퇴근길에 반찬통을 실어 나르고 대상 노인들의 생활을 살핀다. 그렇게 얻은 정보는 배당봉사활동일지에 정리해둔다. 만약 일이 생겨 다른 자원봉사자가 투입돼도 대상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반찬통은 나눔 소통 용도로도 쓰인다.

시각장애 등으로 몸이 불편한 칠순 아내와 함께 폐지 등을 모아 생활하는 홍 모 할아버지(81)는 종종 꼬깃꼬깃 접은 1만원 지폐를 슬쩍 넣어 건네곤 한다. "늘 고맙고 좋은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며 "꼭 필요한 다른 사람을 위해 써 달라"는 당부에 그만 눈시울이 붉어진다. 며칠을 모은 기색이 역력한 한웅큼 사탕까지 나눔 순환은 끝이 없다.

지면 등을 통해 이들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매달 일정액의 성금을 입금하는 익명의 후원자들도 생겼고 지역 수산·축산·양계유통업체들에서 식재료를 지원하는 일도 늘었다.

홍태욱 회장은 "평일 봉사 활동이라 어려움이 많지만 대부분 회원이 10년 이상 활동하고 있을 만큼 보람도 크다"며 "세상을 보는 눈을 얻었으니 일방적으로 나눈 것도 아닌 셈"이라고 말했다.

이동한 제주특별자치도사회복지협의회장은 "평일 자신들의 시간을 나누는 일을 20년 넘게 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모두의 귀감이 될 만 하다"며 "이들이 전하는 것은 단순한 반찬이 아니라 관심이자 나누는 방법을 공유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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