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칭찬 곱하기] 러브하우스 반디봉사단
1993년 '늘사랑회' 출발, 이웃들 집 고쳐주기 전담
제주은행 연계 나눔 계속

▲ 1993년 늘사랑회라는 이름으로 뜻을 모은 러브하우스 반디봉사단은 올해까지 만 20년 동안 어려운 이웃들의 집을 고쳐주는 일을 하고 있다.

지난달 말 사회공헌팀을 중심으로 한 제주은행(은행장 허창기) 봉사단은 도움이 필요한 현장에 손을 보태려 나섰다가 '눈칫밥'에 혀만 내두르다 돌아왔다.

성금이나 위문품을 전달하는 일방통행식 나눔 대신 대상자들을 위한 직접 서비스로 업그레이드 하겠다고 나선 길이었다. 그동안 봉사 활동 경험도 있고 '그까짓 것' 하는 생각은 봉사 시작 10분 만에 진땀으로 바뀌었다.

지난 2006년부터 '주거환경개선 서비스'를 나눔 테마로 정하고 활동하고 있는 러브하우스 반디 봉사단(회장 김금탁·이하 반디봉사단)의 내공 때문이다. 1993년 늘사랑회라는 이름으로 뜻을 모든 반디봉사회는 올해까지 만 20년 홀몸노인과 장애가정, 소녀소년가정, 한부모가정 등 어려운 이웃들의 집안을 고쳐주는 일을 하고 있다. 도배 기술자 2명을 중심으로 도배와 장판교체 등을 해주고 있는가 하면 전기나 수도 보수며 대청소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집도 그렇지만 집안에서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들에는 사연도 많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길에 짐 보따리를 잃어버린 기억 때문에 집안 구석구석 안 쓰는 물건을 챙겨두신 어르신의 집을 청소하기 위한 한참을 실랑이 했던 일도 있고, 한 다자녀가정에서는 그동안 숫기 없이 집에서 혼자 놀던 아이가 처음 집에 친구를 데려온 사연을 전해오기도 했다. 끝은 늘 고마움과 다음을 위한 약속으로 이어진다.

도배가 진행되는 동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 주변을 빙빙 돌던 팔순의 할머니가 슬그머니 요구르트 병을 내밀던 일이며 '우리 아이가 받은 것을 돌려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손 편지는 생각만으로도 힘이 된다.

한동안 외부 지원이 중단되며 봉사단 회비로 충당했던 주거 개선 비용을 올해는 일부 제주시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도움을 필요로 하는 홀몸노인 가정 등을 감안하면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김금탁 회장은 "직접 어려운 이웃들을 만나다 보니 진짜 생활에 필요한 것을 살필 수 있게 됐다"며 "그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일 뿐 대단한 일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현경식 제주은행 사회공헌팀장은 "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를 통해 인연이 닿았지만 정말 대단한 분들"이라며 "반디 봉사단과 함께 앞으로 매월 정기적으로 홀몸노인들의 주거환경 개선에 손을 보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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