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말에 대한 이해]씨끝 ‘-앙/엉/( )ㅇ/영/랑’과 ‘-안/언/( )ㄴ/란’에 대하여 (7)

앞에서는 변이형태로 쓰이는 씨끝 ‘-아/어/라’ 따위에 ‘ㅁ시’나 ‘시’가 붙어 ‘-암시/엄시-’가 되든지, ‘-아시/어시-’가 되어 쓰이는 현상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여기서는 ‘-아/어/라’ 따위에 이른바 ‘때가림소’라는 형태소 ‘-ㅇ, -ㄴ’이 붙어 쓰이는 현상들을 살펴보겠습니다. (‘-ㅇ, -ㄴ’을 ‘때가림소’ 또는 줄여서 ‘때소’라고 하는데 이것은 필자가 제주말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붙인 것입니다.)

            ㉠              ㉡              ㉢

ㄱ.  막아 보민 -  막앙 보민 - 막안 보난

ㄱ¹. 막아 보난 -*막앙 보난-* 막안 보민

ㄴ.  먹어 보민 - 먹엉 보민 -  먹언 보난

ㄷ.  여 보민 - 영 보민 -  연 보난

ㄹ.  짜() 보민  - 짜()ㅇ 보민- 짜()ㄴ보난

ㅁ.  오라 보민 - 오랑 보민  - 오란 보난

위의 ㉠ 줄에는 때소 ‘-ㅇ, -ㄴ’이 안 붙었고, ㉡ 줄에는 ‘-ㅇ’이, ㉢ 줄에는 ‘-ㄴ’이 붙었습니다. 때소 ‘-ㅇ’이 붙으면 ‘-엉/앙/영/()ㅇ/랑’이 되고, ‘-ㄴ’이 붙으면 ‘-언/안/연/( )ㄴ/란’이 됩니다. 위의 ㉠ 줄 ‘-아/어/여/( )/라’도, ㉡ 줄 ‘-앙/엉/영/( )ㅇ/랑’도, ㉢ 줄 ‘-안/언/연/( )ㄴ/란’들도 각각 변이형태로 쓰였습니다.

그런데 ‘막앙’과 ‘막안’은 변이형태가 아닙니다. ㄱ¹의 ㉠에는 ‘보민, 보난’이 다 쓰이는데 ㉡과 ㉢에는 ‘보민, 보난’을 가려 써야 합니다. 그래서 ‘*’표를 붙인 것은 어긋난 쓰임입니다.

이런 현상은 표준어에는 없습니다. 제주말에만 있는 이런 독특한 현상을 우리는 잘 헤아려 써야 합니다. ‘먹엉 보난’은 어긋났고 ‘먹언 보난’은 맞는 표현입니다. 앞으로는 이들을 가리어 바르게 쓸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송상조 문학박사·㈔제주어보전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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