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행불희생자 진혼제 20일 평화공원서 봉행

▲ '제12회 제주4·3행방불명희생자 진혼제'가 20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려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을 위문했다. 김용현 기자
"4·3 당시 행방불명인 희생자들은 당시 죽음의 과정이 얼마나 처절했는지 알려주는 진실이며, 그대들의 아픈 한을 가슴에 안고 아름다운 제주, 평화로운 제주를 만들겠습니다"
 
제12회 제주4·3행방불명희생자 진혼제가 지난 20일 제주4·3평화공원 행방불명희생자 개인 표석 앞에서 김영훈 4·3평화재단이사장을 비롯해 정문현 4·3희생자유족회장, 제주도의회 신관홍·윤춘광·이석문 의원, 유족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됐다.
 
이날 초헌관으로 정문현 4·3유족회장이, 아헌관 김정옥 4·3유족회 호남위원장, 종헌관 김원훈 4·3유족회 부회장이 나서 진혼제례를 엄숙히 거행했다.
 
또한 혼비무용단이 진혼무 공연으로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과 유족들을 위로했고, 추모시 낭독과 유족들의 헌화·분향을 끝으로 진혼제는 마무리됐다.
 
이날 진혼제에서는 거동의 힘든 고령의 할머니가 행불희생자 개인표석을 닦으며 눈물을 훔치고, 어느새 할아버지가 된 희생자의 아들과 딸들이 손주 그리고 어린 증손주와 함께 표석에 음식을 올리고, 절을 했다.
 
정문현 4·3유족회장은 진혼사를 통해 "유족들은 가족의 죽음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시신 조차 거두지 못한채 한을 안고 60여년을 살아왔다"며 "오랜 세월 견디어 온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영령들께서도 이승의 한을 푸시고 부디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훈 4·3평화재단이사장은 "행방불명 희생자에 대한 개인표석을 설치하고, 진혼제를 봉행한다고 영령과 유족의 아픈 한이 풀어질 수 없음도 알고 있다"며 "앞으로 행방불명 희생자의 진실을 밝히는 노력들이 하나 둘씩 쌓인다면 그동안의 한도 녹아내릴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4·3 당시 제주와 다른 지방의 형무소와 학살터 등에서 희생된 행방불명인 3781명의 개인표석이 제주 4·3평화공원에 설치돼 있다. 김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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