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말에 대한 이해] 잘 가려야 할 씨끝 ‘젱, -젠’(3)
앞의 두 회에서는 ‘-젱1’과, ‘-젱2’가, 그리고 ‘-젠1’과 ‘-젠2’에서 어깨번호 ‘1’은 서술법 ‘-저1’에서 된 것이고, ‘2’는 의도법 ‘-저2’에서 된 것으로 ‘-젱1과, -젱2’ 그리고 ‘-젠1과 -젠2’들은 꼴은 같아도 쓰임과 뜻이 다른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들에 대해서 더 살펴보아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임자말/주어의 바뀜입니다. 서술법 ‘-저1’은 모든 임자씨가 임자말로 쓰일 수 있는데, 그것을 ‘-젱1, -젠1’로 바꾸고 그 뒤에 ‘-’나 ‘-’이 오더라도 ‘-저1’일 때와 마찬가지로 모든 임자씨가 임자말로 쓰일 수 있어서 같은데, ‘-저2’에서 되었다는 ‘-젱2, -젠2’에는 그 뒤에 ‘-’가 오면 이음씨끝으로 바뀌면서 임자말/주어의 쓰임도 바뀌게 됩니다.
ㄱ. 날랑 걸엉 가저./나는 걸어서 가겠네 -가련다.
ㄴ. *늘랑 걸엉 가저.
ㄷ. *철수랑 걸엉 가저.
위의 ‘-저2’에는 첫째가리킴/일인칭인 ‘나’만 임자말이 되고, ㄴ과 ㄷ은 어긋난 쓰임이 됩니다. 그런데 ‘-젱2, -젠2’일 때는 다릅니다.
ㄱ. 나가 걸엉 가젱 민
ㄴ. 느가 걸엉 가젱 민
ㄷ. 철수가 걸엉 가젱 민
ㄹ. 름이 불젱 민
ㄱ. 나가 걸엉 가젠 난
ㄴ. 느가 걸엉 가젠 난
ㄷ. 철수가 걸엉 가젠 난
ㄹ. 름이 불젠 난
위의 두 보기 글은 의도법 ‘-저2’에서 ‘-젱2, -젠2’로 바뀐 것으로 보는 것인데, 임자말이 ‘나’만이 아닙니다. 의도법 ‘-저2’일 때는 임자말이 첫째가리킴/일인칭 ‘나’만 쓸 수 있었는데, ‘-젱 -, -젠 -’로 바뀌니까 모든 임자씨가 임자말이 될 수 있어 달라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젱2, -젠2’을 ‘-저2’에 따옴토 ‘이예’와 때소가 붙어 된 것으로 보기보다는 하나의 이음씨끝으로 보는 것도 더 좋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이 점도 있음을 밝혀둡니다. 그렇지만 어깨번호는 그대로 쓰면 됩니다. / 송상조 문학박사·㈔제주어보전회 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