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설 연휴를 고향에서 지내기 위해 가족과 함께 제주를 찾았던 김모씨(38·제주시 이도1동)는 고향에 왔다는 기쁨에 앞서 제주공항에서부터 불쾌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집이 중앙로에 있어 비교적 가까운 거리였지만 어린아이와 짐도 있고 해서 부득불 택시를 탈 수 밖에 없었다.승차대 순서에 따라 타게 된 차는 최고급인 그랜저 택시.

 김씨는 대부분의 고급택시가 관광객들을 태우기 위해 1~2시간씩 기다린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는 탓에 차에 오르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택시기사에게 전했다.그러나 택시기사는 “가까운 손님 태우려고 좋은 차를 뽑지 않았다”면서 “다른 손님들은 먼저 알아서 타지 않는다”며 짜증을 부렸다.그리고는 “가까운 거리는 자가용을 가지고 나와서 타고 가라”는 면박까지 받아야 했다.

 한 달이면 한 두 번 서울 출장을 다니고 있는 윤모씨(40·제주시 노형동)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동네가 시내버스가 다니지 않는 노형동인 탓에 어쩔 수 없이 공항 택시를 타야하나 일부 고급 택시기사의 승차거부로 한동안 실랑이를 벌인 후 최근에는 아예 직장 동료에게 부탁해 승용차를 공항으로 부르고 있을 정도다. 

김씨는 “도민들도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대우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제주시내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어쩔지 의문이다”며 서울처럼 단거리·장거리 라인을 따로 만들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일부 택시기사들이 가까운 곳을 찾는 도민이나 관광객들에게 승차거부를 하거나 짜증을 부리는 사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택시기사들을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국제관광지 관문인 공항에서부터 불친절 한다면 전체 제주관광의 이미지에 먹칠하는 꼴”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이재홍 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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