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제자사랑과 친구를 살려내겠다는 고사리손들이 모여 꺼져가던 생명의 불씨를 되살려 화제가 되고 있다.

9일 오전10시 도남초등학교 교장실에는 장상돈 교장을 비롯,김응돈 학교운영위원장,강지헌 어린이대표,유난히 작아 보이는 선갑원 어린이,또 갑원이의 아버지 선상선씨등 10여명이 모였다.하마터면 하늘나라로 갔을지도 모를 갑원 어린이를 돕기 위해 학생과 교사,학부모가 혼연일체가 돼 모금한 973만여원을 전달하는 자리였다.

이 학교에 다니던 선갑원 어린이(12)가 고통을 호소한 건 지난해 12월 초순.학교 급식을 두 번이나 거르고 아프다며 결석하는 갑원이를 눈여겨본 강일봉 담임교사가 갑원이의 집을 방문했고 마침 심한 복통을 호소하던 갑원이를 발견,인근 병원으로 옮겨 진료를 받은 결과 ‘선천성 거대 결장증’이란 희귀한 병이 있음이 판명됐다.

강 교사는 갑원이를 즉시 서울 소재 삼성의료원으로 옮겨 대수술을 받게 했고 한달간의 치료 끝에 지금은 거의 완쾌된 상태다.

갑원이의 소식을 접한 동료 어린이와 교사,학부모들이 지난해 12월 중순께부터 모금을 하기 시작했고 익명을 요구한 학부모는 300만원의 거금을 남몰래 내놓기도 했다.

“‘선행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도 모르게 베풀라’고 했다”며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기를 꺼리던 장 교장을 비롯한 학부모들은 이날만큼은 “갑원이가 건강을 회복해 명랑하게 지냈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갑원이가 평소에 워낙 말수가 적어 아픈 사실조차 알지 못했었다”는 아버지 선성만씨는 “아들을 살려준 담임 선생님을 비롯한 선생님과 학생,학부모님들께 감사드린다.새생명을 얻은 갑원이가 남을 위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키우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선갑원 어린이도 “친구들과 선생님이 너무 고맙다.앞으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착하게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잊지 않았다.<좌용철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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